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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친구가 나 포함해서 딱 셋인데, 채팅방 이름은 서당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당시에 신문도 읽고 책도 읽자며 이름을 지은 지 오래됐다. 3년이 네 번은 넘게 지나갔지만 역시나 책 이야기는 안 한 지 오래된 거 같다. 그런 종연이가 대학생이 되고 수능을 다시 치고 연댄가 서울대 안갈거면 안 간다고 다시 돌아와서 과에서 최고 성적을 받고 취업 준비도 하고,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졸업하고 인생에 휩쓸려 가는 듯하면서도 자기의 곤조를 찾아가는 듯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인생의 청룡열차를 쭉 봐 왔다. 아무리 봐도 위태위태했지만 소위 애초에 갖춰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잘 장착되어있는 친구여서 썩 걱정은 안 됐다. 내가 더 급했으니까. 블로그에 친구 얘기 딮하게 써봐야 좋은 소리 들었던 적이 없..
요즘 동계 올림픽 중인데, 스케이팅과 중국의 편파 판정 때문에 말들이 많다. 나도 아쉬운 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한국인이라 그렇게 보이는건가? 란 생각도 들고, 아무튼 제일 좋은건 압도적인 안정감과 차이로 초격차를 벌리는게 베스트 방법일 것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리하여 내일은 대표님 컨펌이 있지만 둘째를 낳고도 좁고 어두운 병원에서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맘에 드는 이미지가 안나왔기에! 다 덮어버리고 김연아 선수의 대회 영상을 감상했다. 점수를 위한 스포츠를 아득하게 뛰어넘어 연기자로써의 모습을 보여줬고 공중에서 몇 바퀴를 돌든 불안한 모습보다는 그저 모두가 감상하고 감탄하며 행복하게 즐겼으리라. 그 구성을 평가하기 보다는 누구나 즐기는 정도의 초격차. ‘아득한 실력의 차이’ 기술을 쓴 후의 ..

2022년이 된 지 벌써 보름이 넘었다. 요즘은 당근마켓으로 나의 과거를 다 팔고 있다. 20살 때 정장 살 돈으로 샀던 스윙 텔레캐스터 일렉기타, 호주에서 샀던 렌디 야츠 리미티드 에디션 스케이트보드, 내가 디자인과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했던 블랭코브 초기작들과 도큐먼트 셋업. 하물며 수제안경 재료까지도. 호주에서 썼던 배낭과 이젠 못 구하는 장비까지도 다 내놨는데 일부러 어려운 가격에 올렸다. 키보드 이펙터 등등 음악장비도 내놨고 물건값으로 치면 얼마 안 하겠지만 내 스토리를 판다 생각한다. 그리고 썩 팔 생각도 없다. 그래도 이럭저럭 팔려서 다 현금화하고 있다. 2월엔 둘째가 나오기 때문에 경험상 작업실에 1년은 못 갈 거 같아 다른 안경 만들고 싶어 하는 인물에게 내 자리를 넘기고 일 년 정도 빠..

누가 더 기회와 닿아있는지, 기회가 자신에게 오도록 상황을 만들며 노력하는지, 마지막으로 왔을때 잡고 놓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는지가 중요하다. 어릴땐 연애에 관한 이야기로만 보였으나 나이가 들었나 보다.

삶이 바뀌었단 걸 체감한다. 계절이 바뀌어 냄새, 온도가 달라진 정도가 아니라 우기의 동남아시아에서 건조하고 추운 겨울의 한국으로 날아온 정도의 강렬한 차이. 해가 바뀌어 청소년에서 성인이 되어 술을 마시거나, 처음으로 자취를 하면서 집에서 떨어져 살거나, 처음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고 난 정도의 느낌? 아마 그거보다 센 거 같다. 나이브한 삶을 살며 행복하기도, 근데 뭔가 부족하다 느꼈던 그때랑 지금 변화의 차이는 책임에 관한 마음을 가졌나 아닌가의 문제다. 가족과 일이 강하게 맞물렸다. 인생이 변하는 건 엄청 큰 마음의 결심도 아니었고 그저 '해야지' 란 생각이 들어서 하려고 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핑계 대지 않고 정한 시간 내에 실천하면 된다. 그 단순한 생각의 실..
지난달 또한 생명을 깎아가며 일했지만 마이너스란다. 아내나 나나 쓰지도 않고, 엄청 적게 버는 것도 아닌데 이런 문제가 생기데에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나야 이번 라운드에서도 돈을 더 벌어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 그리고 그러기 위해 유의미한 디자인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일에 쏟아붓는 수밖에 없다. 경제권을 쥔 아내에게 나에게 돈을 못쓰게 하든, 해야 하지만 하지 말든 알아서 조정하라고 했다. 왜냐면 내 입으로 사사건건 돈을 아끼라 말하며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마이너스보다 큰 문제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달 마이너스는 일단 내 주식을 팔아 메꿀 테니 다음 달부터는 각자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 이야기하고 파이팅하고 잤다. 그래도 이미 깔린 할부를 생각해보면 내년 2월까지는 얄짤 없을 ..
2020.11.09 - [분류 전체보기] - 브랜드 런칭기_2 (미팅과 비용 협상) 브랜드 런칭기_2 (미팅과 비용 협상) 브랜드 런칭기 1화를 쓰고 미팅은 이후 2번, 메시지와 통화는 몇 번 오고 갔다. 많은 대화를 하고 느낀 점은 업체가 이 업계를 너무 모르면 서로 어렵다 였다. 새로운 사람들이 안경 업계로 들어 beos.kr 거의 1년 전 이야기다. 지금이 2021년 11월로 넘어기가 한 시간 반 전이니까. 문득 연락 온 지인이 작년에 진행하기로 했던 브랜드 일은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는 김에 후일담을 정리한다. 주말 동안 육아에 지쳐 아기 재우면서 반쯤 잠들었다가 아내가 회사 복지로 나온 한옥 숙박권이라고 해야 하나 그거 오늘 밤 12시에 예약인데 그거 하래서 얼떨결에 깬 김에 한 시간 반 동안 ..

지난준가 늦게 미팅 끝나고 디자인 팀이랑 한잔 했는데 다들 스우파랑 쇼미를 즐겨보고 있던 거 같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시간 맞춰 보는건 아니지만 스우파랑 쇼미를 종종 챙겨보면서 자꾸 세상사랄까 디자인업이랄까, 그런 것들과 비교해가며 재밌게 보는 중이다. 먼 소리냐면 스우파가 왜 재미있는지, 쇼미에 어떤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주변에 같이 보는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면서 왜 그런지 생각해본다는 뜻. 뭐 그냥 즐겨보면 되지 꼭 그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나 내가 좀 너무 갔다고 했었는데, 그게 그냥 재미있다. 왜 만화 나루토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깨닫는 어른도 있지 않은가? 여하튼 답을 내서 내가 하는 일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예정. 나는 스우파에서 피넛이랑 립제이 배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