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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s
퇴사 전후 상황을 정리하기 전에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 나는 2015 수제안경 작업실에서 디자인과 메이킹 시작, 유통과 시장을 알기 위해 2017년 초에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아세테이트 프레임만 다루다가 다양한 소재의 안경 디자인에 관련한 일들, 안경 업계가 굴러가는 상황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같은 층 사무실에 디자인 팀장과, 회계와 수출, 매출을 관리하는 과장이 있었는데 그는 팀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듬해 5월쯤 퇴사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일을 어느 정도 떠맡게 된다. 디자인 팀장은 업계에서의 경력과 판매수량을 인정받아 내가 오기 전 부장으로 입사했다 한다. 20년 전 국내에서 가장 큰 안경원 체인 기획실에서 선글라스 디자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90년대 말이나 2000년 초반이었을 텐데..

우리는 소주에 냉면을 좋아한다. 겨울철 온천이 즐겁듯, 뜨거운 소주에 배 부르지 않고 시원한 냉면을 먹는 게 좋다. 나는 냉면 종류도 잘 모르고 디테일은 잘 모르지만 그냥 내 취향에 맞게 먹는 편이라 생각한다. 을밀대도 좋았고 을지면옥도 좋고 부원 면옥도 좋아한다. 동무 밥상도 맛있었다. 대구에서 먹었던 회물비냉도 진귀했다. 고깃집 냉면도 가끔 프랜차이즈의 맛이 필요할 때 먹으면 좋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냉면을 즐기는 것이 문화처럼 번지면서 냉면에 대해 평하기 시작했다. 가격도 뛰어올랐다. 왜 곱창이나 삼겹살은 그런 디테일한 평가들이나 원조격 가게들이 있다는 것에 조용하면서 냉면은 유독 그런 문화가 자리잡았을까? 함흥이 맞네, 평양이 맞네 말들이 많다. 월남한 분 왈 '집집마다 국밥맛이 다 다른거지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