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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 태도는 최근 여러 자기계발 담론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이다. 어려운 상황이나 실패를 자신의 존재 가치와 분리해서 보라는 조언인데, 실제로 이 태도를 적용하다 보면 자칫 다른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문제와 거리를 두려는 시도가 문제 자체에 대한 무관심으로 변질되는 경우다.동일시와 무관심은 표면적으로는 반대되는 태도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닮은 지점이 있다. 두 경우 모두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동일시 상태에서는 문제와 자아의 경계가 사라져 판단이 흐려지고, 무관심 상태에서는 지나치게 멀어진 거리감 때문에 역시 판단이 흐려진다. 전자는 근접성의 과잉에서, 후자는 근접성의 결핍에서 비롯되는 왜곡이다.이 둘 사이에 위치하는 세 번째 태도가 존재..
요즘 피드를 켜면 비슷한 장면이 자꾸 보인다. 누군가는 바다 앞에서 차를 마시고, 누군가는 새벽에 일어나 요가 매트를 펴고, 누군가는 휴대폰을 끄고 일주일을 보냈다며 사진을 올린다. "진짜 휴식을 되찾는 법"이라는 문구를 피드로 읽는다. 그 글을 읽는 동안 나는 조금도 쉬고 있지 않았다. 다음 게시물로, 다음 할 일로 계속 넘어가고 있었다. 휴식을 검색하는 일이 어느새 또 하나의 일이 되어 있었다. 20세기 독일 철학자 요제프 피퍼는 이 이상한 모순을 진작에 짚어낸 적이 있다. 그는 게으름, 라틴어로 '아케디아(acedia)'라는 말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로 설명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는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상태. 멈추면 자기 자신과 마주해야 하니까..
에리히 프롬은 현대인을 '보편적 부르주아'라고 불렀다. 계급의 문제가 아니다. 재산이 많고 적고를 떠나, 대부분의 사람이 소유의 논리로 삶을 운영하게 됐다는 거다. 더 갖고, 더 쌓고, 그걸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 프롬은 이걸 '갖는 양식'이라고 했다. 물건만이 아니다. 지식도 갖고, 관계도 갖고, 성과도 갖는다. 그리고 그게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이 된다.반대편에 '있는 양식'이 있다. 소유가 아니라 경험의 질 자체에 반응하는 상태. 결과를 확보하는 게 아니라 행위 안에 있는 것. 프롬은 갖는 양식으로는 존재를 채울 수 없다고 했다. 더 가질수록 다음 것을 원하게 되는 구조니까. 부동산 관련 글을 하나 읽었는데, 글의 요지는 이랬다.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면 전월세·이동성·공급이 동시에 ..
비트코인과 스테이블 코인은 같은 코인 시장 안에 있지만,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비트코인은 가격이 오르내리는 희소자산에 가깝다. 디지털 금, 탈중앙화 자산, 장기 보관 자산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은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달러에 가깝다. USDT나 USDC처럼 달러와 1:1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진 코인이다. 그래서 스테이블 코인이 커진다고 해서 비트코인 가격이 자동으로 오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둘은 직접적으로 가격이 연결된 자산은 아니다.하지만 완전히 무관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시장 구조 안에서는 꽤 깊게 연결되어 있다.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시장 안에서 달러 역할을 한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사기 전 대기자금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들고 있고,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과 이..
세계화의 종언, 그리고 그 다음에 돈이 모이는 곳"우리는 게을러졌다. 40년간 값싼 노동과 자유무역이라는 마약에 중독되었다. 설계는 미국에서 하고 생산은 중국에서 하면 된다는 환상이 미국 산업의 근육을 녹였다."JD 밴스의 이 발언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것을 정치인의 수사로 흘려들을 수 없었다. 그것은 단순한 관세 정책 선언이 아니었다. 1945년 이후 80년간 세계 경제를 지탱해온 질서 전체를 향한 결별 선언이었다.그리고 이 결별은, 우리가 돈을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를 근본부터 바꾼다.세계화의 상징 올해 다보스가 끝난 뒤, 세상이 달라진 것이 있는가.나는 하나도 찾지 못했다. 그린란드는 여전히 덴마크 영토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됐으며, 기후 협약은 더 약해졌고, 관세 전쟁은 심화됐다. 그리고..
피터 틸, 케빈 워시, JD 밴스 — 세 힘이 재편하는 미국 경제의 지형도 2026년 5월 22일, 클라렌스 토머스 대법관 앞에서 선서를 마친 케빈 워시가 제17대 연방준비제도 의장 자리에 올랐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제롬 파월은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며 버텼고, 트럼프는 그를 "멍청이", "고집스러운 노새"라고 불렀다. 그 자리에 이제 워시가 앉았다.같은 시각, 부통령 JD 밴스는 반도체와 기술 패권을 걸고 중국과 직접 담판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워싱턴 D.C. 전역에서는 피터 틸의 Palantir가 국방부, 국토안보부, 보건부를 포함한 12개 연방 부처와 총 13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며 조용히 미국 정부의 디지털 신경계가 되어가고 있었다.세 인물. 세 가지 사상. 그리고 하나의 방향.이 ..
1. Vertiv Holdings (VRT)AI 데이터센터의 전력 + 냉각 담당 (핵심 인프라 대장)특징AI 서버는 열이 엄청남 → 냉각 없으면 못 돌림GPU 늘어날수록 Vertiv 매출 증가이미 “대표 수혜주”로 인정받은 상태숫자 요약현재가 매수 구간: $270 ~ $305목표가: $360 ~ $420핵심 포인트장점: 실적 + 성장 둘 다 확정단점: 이미 많이 올랐다 (밸류 부담)2.Lumentum (LITE)AI 시대의 데이터 이동 (광통신 핵심)특징GPU 많아질수록 → 데이터 이동 폭발Nvidia와 직접 연결된 구조AI 인프라 중 가장 “핫한 종목”숫자 요약현재가 매수 구간: $750 ~ $800목표가: $950 ~ $1100핵심 포인트장점: 성장 폭발 (스토리 강함)단점: 변동성 매우 큼 (과열 ..
"이 돌의 부스러기 하나하나, 어둠 가득한 이 산의 광물적 광채 하나하나가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 산정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를 마음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된다." - 시지프 신화 투쟁이 어떻게 행복이 될 수 있는지, 나는 오래 이해하지 못했다.카뮈는 말했다. 산꼭대기를 향한 투쟁만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채우기에 충분하다고. 처음엔 그냥 멋있는 말처럼 들렸다. 철학자들은 원래 그런 말을 잘 한다. 근데 오래 들고 있다 보면 이게 위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카뮈는 뭔가를 발견한 거다. 그리고 그걸 설명하는 대신 시지프를 데려왔다.시지프는 바위를 민다. 바위는 떨어진다. 그는 다시 내려간다. 신들이 설계한 이 형벌이 잔인한 이유는 바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