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3 꾸스꾸스, 이태리 피자 처럼 음식은 먼저 맛있어 보여야 하는데, 너무 정갈하면 어쩐지 맛이 없어 보인다. 왠지 시간을 들였을 것 같은 그런 느낌보다는 다 된 음식 위에 툭툭 얹는 느낌으로 자연스러운게 더 맛있어 보인다. 무심하게 얹어진 고수와 레몬을 뿌려 먹는 것이 참 이국적이다. 여름내 즐겼다. 꾸스꾸스 처럼 너무 애쓰지 말자. 속도감있게. 음식에서 느껴지는 속도감. 정성스럽지 않지만 맛있는. 더 정확하게는 애는 썼지만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자. 2024. 11. 29. 삶을 거슬러 오르는 법 11월. 지루한 시기다. 연초의 의욕은 없어졌고 하루하루 버티는 느낌.젊음은 지나고 여름은 흘러가고 생은 소멸한다. 시간은 유한하며 되돌릴 수 없다. 두 번의 기회는 없다. 이것이 늙는다는 거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영원한 것은 없다. 삶은 노년을 향해 흘러가며 그 흐름 속에서 한번 지나간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내리막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뭔가를 시작하고 새로운 것을 세상에 선보이며 주도적으로 다양한 현실을 경험해 보면서, 타성에 젖어 있기보다 뭔가를 창조하는 걸 실천해 보는 것이다. 행위뿐만 아니라 말을 통해서도 우리는 미래를 현재로 불러들이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혁신하며 시간을 앞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은 우리의 일상을 놀라울 정.. 2024. 11. 6.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살자 위 사진은 어쩐지 이 책의 풍경인 크레타섬을 보는듯해서 올렸다. 이태리의 카프리섬.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좋았던 기억. 한국은 갑자기 가을이다. 쌀쌀하다를 지나 급 추워졌다가 지금은 진짜 가을에 맞는 냄새를 제법 풍기고 있다. 이반 일리치를 지나 또 다른 캐릭터의 고전을 읽고 싶었다. 가을이 주는 감정이 그렇다. 주말에 첫재 아들을 숲 체험에 보내놓고 공원에 앉아 다 읽고 약간 남은 뭔지모를 기분을 즐겼다. 조르바는 이반과는 정반대의 인간이다. 직설적이고 불꽃같으며 크게 계산을 하지 않고 감정대로 움직이는 열정적인 사람. 삶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거의 무모한 태도를 구현하며, 불확실성을 포용하고 다른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말하든 관계없이 현재에 온전히 산다. (카르페디엠!) 책에서 조르바를 서술하는 화.. 2024. 10. 29.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이반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이 책은 이태리로 가는 비행기와 프라토라는 동네에서 다 읽은 짧은 책이다. 내가 고전을 선택한 이유는 한참 성공 서적과 세속에 빠져있는 나에게, 커리어상의 정상과 소유한 집이 비싸지고 커짐을 꿈꾸는 나에게 질문을 하고 싶었다. '정말 이렇게 살아도 좋은가' '이다음엔 무엇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던 차였다. 아래 사진은 밀라노에서 들렸던 부잣집이다. chill하고 정말 좋았던 기억. 집앞에 이런 수영장이 있고 푸른 정원이 있는 삶을 꿈꾸는 모든이들이 불행해 질 필요는 없잖은가? 이반일리치의 삶은 가분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집 인테리어 중 옆구리를 다치면서, 혹은 아무 상관없이 언젠가부터 아프기 시작고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짧은 이야기다. 나는 이반일리.. 2024. 10. 12. in (think) out 뭔가 정보를 받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결과물이 나온다.우리는 얼마나 생각하면서 살고 있나. 보통은 남이 한 생각을, 남의 목표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생각 없이 살아간다. 그건 쉽다. 어려운 일은 책을 읽고 책을 비판할 힘을 갖는 것. 강한 의견에 반박할 수 있는 것. 생각이 다름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그저 반대 진영의 반대 의견이 아닌 것. 새로운 글을 쓰는 것, 창작물을 만드는 것, 디자인을 통해 세상으로 나오는 것. 무언가 나에게 들어가 나라는 필터를 통해 결과물이 나오는 모든 행위의 중심에는 '생각'이 있다. read (think) write 가 될 수도, see (think) make 가 될 수도, feel (think) design 이 될 수도 있겠다. 나는 이제 생각하는 척이 아닌 .. 2024. 9. 25. 2024 8월 말 이번엔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 상반기였다.전에는 누군가 만든 세계관에 몇 가지 디자인을 추가하고 컨펌 났다며 박수를 짝짝 치는 수준이었다. 지금은 조금 더 나아가 컬렉션의 기준을 정하는 모델을 만드는 시기를 한 해 정도 보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디자인 기획과 일의 사이즈, 시기, 컬렉션 수, 생산일정과 디테일과 작은 하나의 변수 때문에 이어지는 미팅들과 변동되는 일정들을 겪으며 내가 그 사이에서 해야 하는 것이 뭔지. 어떻게 해야 시기에 맞게 넘어갈지, 그 시기는 바꿀 수밖에 없는지, 바꾸면 다음 컬렉션일정은 어떻게 변하는지 등등의 연쇄작용이 눈에 보이며 내가 컴퓨터 앞에서 하는 이 작업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책임감을 갖게 되는 시기였다. 전에는 디자인 도면과 샘플이 오면 끝났던 나의 역할이, 콜라보팀.. 2024. 8. 29. 모험 모험은 개인과 사회의 역사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그렇지만 모험담은 말 잘 듣는 모범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모험심이 강한 사람은 고상함이나 자상함과는 거리가 멀고 정해진 법을 따르지도 않을뿐더러, 그들에게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삶의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모험은 용기와는 다르다. 기질이 많은 양 함유되어있다.모험가의 특징은 성격과 분리될 수 없다. 모험이라는 개념 자체가 담고 있는 태생적 삐딱함,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들의 짓궂음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모험이라는 것은 이미 정해진 길과 양립할 수 없으며, 모험가는 분질적으로 자유로운 개인주의자라서 반사회적이지는 않더라도 비사회적이다. 그렇기에 본질적으로 모험심이 결여된 성직자나 공무원 일반인의 삶을 강요당할 때마다 타고난 판단력을 가진 젊.. 2024. 8. 28. 중력과 집중력 (도둑맞은 집중력, 몰입) 도둑맞은 집중력과 몰입을 읽었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지만 유사한 부분이 있다. 언젠가 당연히 잘 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내가 몰입을 하고 어느덧 시간이 많이 지나있었다. 행성으로 치면 중력이었고, 나에게 치면 몰입이자 집중력이었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한다. 덕분에 블랙홀 근처에 다녀오면 지구는 시간이 많이 지나있는 것인데 이것을 인간이라는 행성으로 치환해서 보면 인간이 집중을 할수록 나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주변은 시간이 많이 지나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하루가 길고 키가 커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질 때부터 시간이 급격히 빠르게 지나는 것은 이런 차이일지도 모른다. 몰입이라는 책에서는 밤낮으로 고민하라 한다. 트레이닝이 될수록 쉽게 몰입이 가능한데.. 2024. 8. 28.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재밌게 읽은 책. 나는 악당에게 꽂히는 부분이 있는데, 작중에서 데이비드 스타조던에게 매력을 느꼈다. 그는 파괴되지 않는 인간이었다. 그의 이론에서 결국 히틀러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 파괴되지 않는 것. 그것은 경이로운 개념이다. 왜냐하면 내가 비현실적인 목표를 향해 밀고 나아가는 것이 미친 짓인가 아닌가 하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허락해 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면의 열정이라는 연료가 너무 피어올라 현실감각이 안개처럼 흐려진 사람들에게 있는 것인가? 절대 아니었다. 책에서 나오는 위대한 사람이자 마지막엔 최고의 악당이 되는 데이비드 스타의 에세이에서 발췌한 글이다. '사람이 계획을 세우고 창조하기 시작한 이래, 사람이 노력해서 이룬 결과가 그토록 처참하게 파괴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엄청난 규.. 2024. 8. 26. 미남 미녀의 시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우월하고 존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며, 돈 많은 부모는 자녀를 경험을 시키고 키 크는 약을 먹인다. 여기 까지는 좋다. 그리고 선천적인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를 개조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도 좋다. 그렇다면 애초에 유전자를 개조하거나 부유한 사람들은 잘생기고 똑똑한 반려자를 만나 자녀를 낳는다. 큰 문제가 없는 한 이렇게 지속 된다면 부유하면 잘생기고 똑똑한 가문이 된다. 혹은 잘생기면 부유해지거나, 똑똑해서 부유해지면 잘생긴 자식을 가질 확률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혈통을 중시하는 귀족 문화 혹은 왕족 문화를 보면 과거부터 직관적으로 알던 것일지도 모른다. 문제가 없는, 혹은 그것보다 진화한 것을 만드는 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경계까지 우리는 건드리기 시작.. 2024. 8. 26. 블룸하우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8. 13. 하위문화 제품이든 뭐든 브랜딩과 관련된 테마가 문화와 붙어야 한다. 그리고 그 문화가 정점을 찍을 때 그 무엇인가 폭발한다. 그 폭발이 클 때도 있고 작을 때도 있는데, 아무튼 그 터지는 폭발력에 따라서 그에서 파생되는 작은 세계관들이 더 만들어지고 시간이 지나 곤고해진다. 사상이 그랬고 음악, 패션, 엔터, 스포츠가 그랬다.그 파생되는 세계관 안에 은글슬쩍 돈만을 보고 들어온 후발주자들도 덕을 보긴 보겠다. 하지만 꾸준히 하위문화를 자신의 브랜드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던 인디 브랜드를 흉내 거나 조금 다른 포인트 한 방울 떨어뜨리는 수준일 확률이 높다. 요즘 러닝이 유행인데 은근 신발까지 인디브랜드가 올라오더니 아이웨어도 러닝용 고글에 초점을 맞춰서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튀어나오는 상황이다. 철학과 인문학이 중요.. 2024. 8. 13. 기업의 흥망성쇠 기업은 전반적으로 창업자와 창업 당시 직원이 가장 우수하다. 창업자는 기존 기업이 시도하지 않았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 낸 사람이니 창의력을 갖추고 있다. 그럭저럭 능력이 있으면서도 구태여 월급쟁이의 길을 박차고 홀로 걷는 위험을 선택했으므로 자립심도 왕성하다. 창업자가 우수하면 사업은 성공하고 기업은 급성장한다. 이 급성장 과정에서 매월 '인력이 부족한' 사태가 일어난다. 그래서 이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시기에, 근처를 어슬렁거리던 '고양이 손보다 조금 나은' 반 한량 같은 젊은이들이 이 기업에 우르르 들어오게 된다. 창의력이나 자립심은 창업자만큼 갖추고 있지 않지만, 본바탕이 '반 한량'이므로 그 시대의 지배적인 가치관을 순순히 따르지 않으며 살짝 삐뚤어진 데다 상당히 수상한 인맥이나 의외의.. 2023. 12. 31. 월급에 대해 자신이 받는 월급과 실제 일의 무게가 비례하지 않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불만이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쥐꼬리, 저 사람은 변변한 일도 하지 않는데 꽤나 받고 있다, 이건 불공평하다. 이런 말이 하고 싶겠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말은 별로 정확하지 않다. 월급에는 '불공평'이라는 게 없다. 있는 것은 '월급이 적다'는 사실 뿐. 자신이 받는 월급이 내 능력에 비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신이 받는 월급이 내 능력이 잘 평가된 적정금액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세상 사람 99퍼센트는 내 월급은 부당하게 적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능력이 부당하게 낮게 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대 곁에 '그대보다 일도 못하는 주제에 그대보다 많은 월급을 받는 사람(가령 MK라 해.. 2023. 12. 31. 입자와 파동, 사람 공기와 같은 매질이 없는 우주에서 건너편으로 도달하는 방법은 빛과 같은 입자 말고는 방법이 없다. 소리를 아무리 질러도 다른 별에서 들리지 않는 이유다. 만약 우주가 공기로 가득 찼다면 이 소리 저 소리들이 전달 되었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 여기서 소리는 나를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다. 뭔가 만들어서 알리고 싶은 사람들은 조용하게 혹은 크게 고음으로 저음으로 자신만의 소리를 낸다. 하지만 진공 상태에서 아무리 뭘 한들 전달되지는 않는다. 공기와 같은 매질은 회사, 브랜드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다. 그 소리들을 모아서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한다. 통신공학으로 carrier라는 단어를 썼던 것 같다. 빛이란 다른 방식으로 본인을 전달하는 사람이다. 공기의 유무와 관계없이 도달하고 어떤 세상의 기초를 뿌리는 사람.. 2023. 12. 28. 아이웨어 디자인하는 법 여태 한 방법을 그대로 쓴다면 이제부턴 문제가 있다. 생각을 더 해야 한다. 비즈니스 적으로 타당해야 하며 세련되고 이쁜 건 기본이다. 그건 선의 이야기다. 컨셉 현 트렌드를 살펴보고 어떤 게 어울릴지 고민해 본다. 그리고 출시하려는 시기에도 살아남을 이미지를 상상해 본다. 그리고 머리속으로 조합해본다. 너무 빨리 그려서 그 꿈틀거리는 커다란 상상의 형태를 현실화 시켜서 작게 쪼그라 뜨리지 말 것. 어떻게 해야 극대화 시킬 수 있을지 더 깊게 고민하자.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앉아서 어제 생각했던 이미지를 상상해본다. 생각보다 잘 안 나오겠다거나 안 이쁘다? 혹은 비즈니스적으로 애매하다? 얼른 새로운 느낌을 찾자. 이 컨셉을 정하는 일에 관해서 이 회사에서 일하며 드는 생각은 규칙에 완전히 통달해서 그 너.. 2023. 12. 11. 중간에 낀 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어서 일하는 사람은 피곤하다. 그 온도와 업무성격 문제들 사이에서 어거지로 맞추며 진행해야하는 것. 지금 인테리어, 가구 관련 하자 잡느라 어려운 시기다. 업자는 끝까지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하고 우리는 생활이 걸려있다. 겪는건 가족, 나는 별 상관없고 업자는 철벽방어하면서 싸워가는 이 과정이 지리하다. 결론은 같을 지언정 중간 과정은 어차피 심리전이다. 잘 해준다는 인상을 주거나, 신경쓰고 있다는 인상을 주거나, 하튼 그런 것 같은 인상을 주면 되는거 아닌가? 실제로 일을 제대로 해주는게 최고긴 하다. 그런 사람은 일을 쉽게하고 금방 끝낸다. 그런 사람들은 비용을 많이 쳐 주는게 속 편하다. 여튼 이런 중간에 끼인 일을 잘 푸는 사람들은 돈을 잘 벌 것이다. 2023. 8. 29. Be bold 스트레스 최근 아파트 잔금을 대출받았는데, 이게 등기 치기 전이라 집담보 대출이 아니라 신용대출로 잡혔단다. 덕분에 마이너스 통장이 뚫리지 않아서 인테리어 비용 중 현재 있는 현금이 부족할 경우 나중에 전세금이 들어오면 갚을 예정이었는데 다 꼬여서 꽤 스트레스 받은 적이 있다. 그래도 최근에 인테리어, 이사, 등기에 관련된 비용은 전세비 일부를 미리 받으면서 어느정도 마무리 될 듯 하다. 인테리어 다 끝나고도 주식 그대로 놔두고, 현금 5000은 남기자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최악의 이사하면서 인테리어 때문에 빚은 지지는 말자는 목표는 이뤘다. 그리고 인테리어 업자의 태도와 기본적인 것들이 이상하게 되어있을 때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기도 하는데, 그냥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란.. 2023. 8. 16. 쓰레기 버리러 가는 엘베 앞에서 한여름. 회사에서 고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면서 택배를 찾아오는데 두 개가 없다고 핀잔을 듣는다. 그거 다시 찾으러 나가는 김에 아기 기저귀로 가득 찬 쓰레기 봉지와 음쓰를 들고 버리러 나갔다 오면서 모기에 물렸다. 이건 아닌데란 생각이 든다. 선망하던 기업의 디자이너가 되면 행복할 것 같던 나의 라이프는 처음 며칠의 기분일 뿐, 강한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그곳만 가면 하나의 매듭을 지을 것 같은 인생의 한 스테이지는 왠지 더 멀어져 가는 것 같다. 옷방에 꾸린 내 작은 컴퓨터 책상도 조만간 굿바이다. 애가 기어다니면서 그 방으로 냉장고를 옮기자고 했기 때문. 책상을 본가에 어떻게 보낼지, 의자는 어떻게 처리할지, 아이맥을 팔고 노트북을 다시 사야 하는지 팔려면 또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고민이다. 남자의.. 2021. 7. 7. 면접 면접은 9시였다. 오전에는 주로 대표 면접이 많은 듯했다. 사옥으로 오라고 했고 10분 15분 전까지 사옥 앞에 도착했다. 본사를 들어가려면 지문을 찍고 들어가야 해서 나는 밖에서 서성댔는데, 젊은 경비가 면접이라 하니 메시지를 보여달라 했고, 보여줬고 안에 들어가서 앉아 기다렸다. 다를 담당하는 부서의 직원이 안내해서 2층인가 3층에 있는 시계가 빨리 지나가는 넓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 앞에는 사람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그 넓은 방안의 악어 모양의 유리 테이블이 인상적이었고 나 외로 브랜딩팀 컬러 담당이라는 한 여자애가 면접을 보러 왔다. 해외 대학 졸업한 지 얼마 안돼 보였고 포트폴리오를 정말 제본하고, 만들었던 커다란 스와치를 엄청 많이 가져왔다. 나는 종이 두장을 가져간 게 다였는데.. 뭐 .. 2021. 3. 24.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