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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s
나는 집에서 조용하게 일을 할때가 좋다. 아내는 요가를 할 공간이 있다면 좋겠단다. 우리집은 평수대비 사람이 많아서 그런 개인적인 공간을 갖기는 어렵다. 그래서 먼 길을 통해 회사로 가고 돈을 내고 먼 길을 따라 요가원을 가게 될 것이다. (물론 하고자하면 안될것은 없지만?) 그래서 공간은 시간과 돈을 아껴준다. 그 안에서 효율을 높이는 것은 아이디어 싸움이다.
전에 분양받은 아파트는 원래 2월부터 입주였고 나는 마이너스 옵션이라고 콘크리트 벽만 세워져있고 안에는 알아서 하도록 계약을 했다. 분양사에서 일을 너무 못해서 이래저래 우여곡절끝에 6월 말부터 입주에 그 사이 인테리어비도 무섭게 올랐고, 선정했던 인테리어 업체도 열심히 삐걱대면서 아무튼 어느정도 디자인은 확정되었다. 최종 확인 전 단계인데, 인테리어란 결국 인간의 욕망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연봉은 천만원을 올리기는 인생의 모험을 걸어야 되는 정도지만 인테리어나 자동차에는 그정도 차이에 턱턱 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 숫자를 벌기위해 어떤 노력과 주변의 희생이 필요한지 약간 비현실적인 느낌에 상상이 안되긴 한다. ‘건축주가 돈을 더 쓰게 만드는 것’ 내가 모르는 분야에서 ..

인테리어, 외제차 아니면 제네시스 gv80 이상을 사자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요즘 드는 생각은 '허세떨지 말자' 다. 감성과 이성의 싸움에서 지면 언제나 가난할 것이다. 감성과 욕망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을 하면서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 하였는가?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이미지와 가치 중심의 일을 하는 사람에게 크게 필요하기도 하고 겪어보고 소비해야하는 일이긴 하다. 물론 나에겐 가족이 있고 나 혼자 기름기 쫙 뺀 삶을 살겠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모르겠다. 곧게 가자

내가 더 젊은 시절에 성공한 사람들을 존경했고, 그들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이들을 개인적으로 알게 된 후 나는 그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실수를 하고, 자신들의 약점과 싸우며, 자신들이 특별하다고 생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도 우리보다 더 행복하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만큼 힘들어하거나 더 힘들어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꿈을 이룬 후에도 영광보다는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한다. 나는 아이웨어 디자이너가 되면서 꿈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힘들게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성공에 다한 만족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을 잘 헤쳐 나가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많은 돈을 버는 것,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것, 위대한 기업을 경영하는 것,..

아이웨어나 여타 디자인을 보려고 이런저런 것들을 찾아본다. 회사 생활의 반 이상은 레버런스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랄까. 그래 봐야 핀터레스트에서 헤어나질 못하지. 그나마 패션 관련된 이미지, 쇼, 영상들을 보는 게 항상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주긴 한다. 패션 쪽이 가장 빠르고 확 바뀌는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언제까지 레퍼런스를 찾아서 디깅만 하나. 내가 만든 제품과 이미지가 누군가에게 레퍼런스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정제가 덜 된 예술 작품들이 머 무대나 의상이나 촬영이나 광고, 제품들의 레퍼런스가 된다. 그렇다고 난 썩히 예술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근데 또 슈 칼 스키 작품을 보면 예술이라지만 상업적으로 풀면 또 잘 풀 거 같다. 왠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볼법한 해석으로 캐릭터를 ..

디자인이 머리에서 꽉 차있다. 하수들의 짓인 거 같다. 그래서 한강을 타고 자전거로 퇴근했다. 거의 두 시간을 탔는데 확실히 저녁 바람 쐬면서 힘들게 오니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었다. 오는 동안 형한테 전화가 왔는데 형이 회사 얘기만 1시간 내내 했고 ‘형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해줬다. 끊고보니 나도 평소에 일 얘기를 너무 많이 하지 않나? 대기업 영업 기획을 하는 형은 일에 낭만이 있어서 너무 주인의식을 갖고 처리하는,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너무 자신을 갈아넣어서 이게 버림받거나 원치 않는 방향으로 틀어지면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에 반해 하든 말든, 무슨 일을 하든 상관없이 일 시키면 둘러대며 안 하는 사람들은 큰 내상 없이 유유자적하게 회사를 오래, 편하게 다닌다며 억울해했다. 막상 위에서도 일은 열..

지난주에 진짜 오래간만에 후배를 만났는데, 당시 우리 동아리에서 삼성전자만 너덧명 갔던 후배 중 하나다. 두런두런 사는 얘기 돈 얘기하다 보니 하튼 상여 포함 연에 혼자 1.5-2억은 박힌다고 했던 거 같다. 서울에 집도 샀고 동탄에선 전세라나 아님 동탄 아파트를 샀는데 현금이 많다나 그런 뉘앙스였다. 대기업 다녀도 서울에 아파트를 못 산다느니 그런 건 삼성전자 앞에선 하등 무의미한 말이었다. 근래 회사 우리 디자인 파트에 이슈가 좀 있었다. 결론적으로 입사한지 1년 만에 우리 팀은 나만 빼고 다들 디자인이 아닌 다른? 걸 하기로 넘어갔는데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도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꽤 의욕이 떨어진 느낌이기도, 그딴 거 다 씹어먹자는 의욕이 생기는 느낌이기도 하다. 후배들과 술 마시고 (동아리 ..
https://youtu.be/zZ4n0fI23_g 패셔너블한 화이티스트 보이즈 얼라이브다. 화이티스트 보이즈 얼라이브는 얼렌드 오여가 있는 밴드인데, 그는 약간 심심한 듯 하지만 좋은 재료로 정성껏 토핑을 얹은 샐러드 같은 음악이다. 깔끔한데 너무 깔끔해. 이런 느낌에 약간의 혼네 같은 비트와 트렌디한 전자 소리를 얹으면 더 잘 팔리겠단 생각을 한다. https://youtu.be/RVsAlk53pBs 얼랜드 오여의 가로타 라는 곡인데 이는 포르투기로 '소녀'라 한다. 나중에 러블리한 아이웨어를 목업으로 제출하면 써먹어야겠다. 음악은 또 너무 러블리하진 않고 어느 정도 묵직한 느낌이 있다. 그냥 남성스러운 모델에 써도 좋을 거 같다. https://youtube.com/watch?v=WOxE7IRiz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