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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 혹은 유통 방식을 창조하는 회사가 이상하게도 보다 현대적인 조직이 아니라 봉건적 군주제를 닮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봐왔다. 단 한 사람뿐인 독특한 창업자는 권이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강력한 개인적 충성을 얻어낼 수 있으며, 몇십 년을 내다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미래로 가는데 방해할 주주들도 없다. 창업자는 모든 과정 중 가장 중요하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중요한 질문이 7가지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커리어 특성상 아이웨어 관련 사업을 한다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겠다. 특정 시대에 태동하는 여러 사업들이 대부분 실패하는 데는 이 질문들에 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1. 기술 -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제로에서 1이 되는 것)..

앞으로는 본인이 원하는 창의적인 생각을 AI나 다른 툴, 혹은 사업화를 시키거나 콘텐츠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상위 단에 있는 부류가 될 것이다. 또한 찰리 멍거처럼 삶에 유용한 여러 모형(수학,심리,경제 등등)을 가지고 의사 결정을 하는 데 활용하는 사람이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이다. 자, 그럼 어떤 사람들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일단 기본적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잘하는 것 못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고 쳐 보자. 이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확실해지면 그것을 바탕으로 계획하는 삶의 방향이 확고해질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굉장히 독립적인 사고를 할 것이고, 인간의 특성인 ‘사회적 동물’이기에 함께 흘러가는 조류에서 어느 정도는 멀어..

디자이너에게 창조의 여정은 개인의 비전을 표현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실제로 구현하는 즐거움이 있다. 여기에는 혁신의 스릴, 실험을 통한 학습,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만드는 만족감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 과정은 쉽지 않다. 단순히 의자에 앉아 끄적거리거나 샘플을 만져보고, 툴로 그리며, 모니터에서 살짝 떨어져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적당히 입을 열심히 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량 생산품이기 때문에 여러 팀과 사람들, 비즈니스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디자이너와 회사의 의도, 브랜드의 방향과 미학을 반영해 이를 공장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회사와 제조사 간의 파워게임, 내부의 컨펌 과정에는 수많은 스토리와 희노애락..

11월. 지루한 시기다. 연초의 의욕은 없어졌고 하루하루 버티는 느낌.젊음은 지나고 여름은 흘러가고 생은 소멸한다. 시간은 유한하며 되돌릴 수 없다. 두 번의 기회는 없다. 이것이 늙는다는 거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영원한 것은 없다. 삶은 노년을 향해 흘러가며 그 흐름 속에서 한번 지나간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내리막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뭔가를 시작하고 새로운 것을 세상에 선보이며 주도적으로 다양한 현실을 경험해 보면서, 타성에 젖어 있기보다 뭔가를 창조하는 걸 실천해 보는 것이다. 행위뿐만 아니라 말을 통해서도 우리는 미래를 현재로 불러들이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혁신하며 시간을 앞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은 우리의 일상을 놀라울 정..

위 사진은 어쩐지 이 책의 풍경인 크레타섬을 보는듯해서 올렸다. 이태리의 카프리섬.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좋았던 기억. 한국은 갑자기 가을이다. 쌀쌀하다를 지나 급 추워졌다가 지금은 진짜 가을에 맞는 냄새를 제법 풍기고 있다. 이반 일리치를 지나 또 다른 캐릭터의 고전을 읽고 싶었다. 가을이 주는 감정이 그렇다. 주말에 첫재 아들을 숲 체험에 보내놓고 공원에 앉아 다 읽고 약간 남은 뭔지모를 기분을 즐겼다. 조르바는 이반과는 정반대의 인간이다. 직설적이고 불꽃같으며 크게 계산을 하지 않고 감정대로 움직이는 열정적인 사람. 삶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거의 무모한 태도를 구현하며, 불확실성을 포용하고 다른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말하든 관계없이 현재에 온전히 산다. (카르페디엠!) 책에서 조르바를 서술하는 화..

톨스토이 이반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이 책은 이태리로 가는 비행기와 프라토라는 동네에서 다 읽은 짧은 책이다. 내가 고전을 선택한 이유는 한참 성공 서적과 세속에 빠져있는 나에게, 커리어상의 정상과 소유한 집이 비싸지고 커짐을 꿈꾸는 나에게 질문을 하고 싶었다. '정말 이렇게 살아도 좋은가' '이다음엔 무엇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던 차였다. 아래 사진은 밀라노에서 들렸던 부잣집이다. chill하고 정말 좋았던 기억. 집앞에 이런 수영장이 있고 푸른 정원이 있는 삶을 꿈꾸는 모든이들이 불행해 질 필요는 없잖은가? 이반일리치의 삶은 가분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집 인테리어 중 옆구리를 다치면서, 혹은 아무 상관없이 언젠가부터 아프기 시작고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짧은 이야기다. 나는 이반일리..

뭔가 정보를 받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결과물이 나온다.우리는 얼마나 생각하면서 살고 있나. 보통은 남이 한 생각을, 남의 목표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생각 없이 살아간다. 그건 쉽다. 어려운 일은 책을 읽고 책을 비판할 힘을 갖는 것. 강한 의견에 반박할 수 있는 것. 생각이 다름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그저 반대 진영의 반대 의견이 아닌 것. 새로운 글을 쓰는 것, 창작물을 만드는 것, 디자인을 통해 세상으로 나오는 것. 무언가 나에게 들어가 나라는 필터를 통해 결과물이 나오는 모든 행위의 중심에는 '생각'이 있다. read (think) write 가 될 수도, see (think) make 가 될 수도, feel (think) design 이 될 수도 있겠다. 나는 이제 생각하는 척이 아닌 ..
이번엔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 상반기였다.전에는 누군가 만든 세계관에 몇 가지 디자인을 추가하고 컨펌 났다며 박수를 짝짝 치는 수준이었다. 지금은 조금 더 나아가 컬렉션의 기준을 정하는 모델을 만드는 시기를 한 해 정도 보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디자인 기획과 일의 사이즈, 시기, 컬렉션 수, 생산일정과 디테일과 작은 하나의 변수 때문에 이어지는 미팅들과 변동되는 일정들을 겪으며 내가 그 사이에서 해야 하는 것이 뭔지. 어떻게 해야 시기에 맞게 넘어갈지, 그 시기는 바꿀 수밖에 없는지, 바꾸면 다음 컬렉션일정은 어떻게 변하는지 등등의 연쇄작용이 눈에 보이며 내가 컴퓨터 앞에서 하는 이 작업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책임감을 갖게 되는 시기였다. 전에는 디자인 도면과 샘플이 오면 끝났던 나의 역할이, 콜라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