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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s
1 조중균씨가 점심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한 달이나 지나서 알았다. 내가 무딘 탓도 있겠지만 구내식당 테이블이 육 인용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차피 다 못 앉으니까 여기 없으면 다른 자리에 있겠지 생각했던 것이다. 해란씨는 조중균씨가 오늘만 점심을 안 먹은 것도 아니고 그것만 이상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언니, 모르시겠어요?” 얘는 말할 게 있으면 핵심만 전달하지 뭘 이렇게 떠보듯이 물어? 한 달 전 신입으로 함께 입사한 해란씨는 그 나이치고는 신중하고 성실했지만 살가운 동생 느낌은 확실히 없었다. 하기는 안 그래도 해란씨와 난 가까이하기에 좀 뭐한 관계였다. 석연찮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사이였으니까. 입사해서 파악해보니 회사에서는 일단 수습을 거친 다음 해란씨와 나 중에서 선택할 생각인 것 ..

최근, 일하는 컴퓨터에 하드를 하나 더 달아 내 사진들과 안경 도면들, 음악들과 글들을 모두 넣어서 정리 중이다. 쌀쌀해지는게 연말 느낌이 나서 그런갑다. 폴더 정리하다가 나온 사진인데, 저 사진은 젊은 패기로 중고차에서 한 달 반 동안 숙박하며 호주를 횡단하던 시절이다. 저 이미지 만으로 물은 어디서 떠왔는지, 뭘 먹었는지, 무슨 심적 고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난다. 당시 같이 다니던 친구들은 여유 자금이 떨어졌다며 빨리 일을 하자고 했고, 나는 거지여도 좋고, 일도 구하려 하면 금방이니 이 풍경과 여정을 즐기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 저 사진을 찍은 다음 날인가 한국에 있던 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았었고, 이틑날 다른 친구가 이 친구가 차에서 연탄불을 피워 스스로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왔다. 고등학교 친구..

시간과 자금, 그리고 사람이 필요하다. 이 세가지는 일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순서인거같다. 시간으로 돈을 만들고, 돈으로 사람을 쓸 수도 있다. 사람과 돈은 시간을 절약 할 수 있다. 일단은 시간이 가장 귀한 자원이다. 작은 브랜딩을 하고 시간의 세례를 맞으면 작고 단단한 모양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한다. 비 생산적인 고민은 그만하고.. 시작, 제품을 만들고 브랜딩이란 울타리 안에 담아두면 된다. 비용이 든다. 조용하게 시즌마다 소량의 정성스러운 제품과 패키지 촬영을 동반해서 올린다. 지금이 2020년이니 2021년 정도에는 브랜딩과 작업자의 노트와 같은 웹페이지가 정립 될 것이다. 블로그식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작업과 사고, 영감, 드로잉들을 올려서 신뢰도를 쌓는다. (시간) 이제 싸이월드를 떠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