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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s

몇 해의 시즌을 예상하고 큰 그림을 그려두지만, 나와 같은 작은 회사에서 시장을 주도하기는 어렵다. 해체주의니 미니멀리즘이니 해체주의를 통한 미니멀리즘이니 등등 좋은 단어들을 들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팀들이 있는 반면, 그런 팀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의 '판'에 숟가락을 얹는 형태가 비일비재하고 우리 회사도 피해 가기 어렵다. 물론 안경을 패션의 영역으로 본다면 그런 해석이 되겠지만, 나는 썩 트랜드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공학과 디자인이 2:3 혹은 3:2 정도로 섞인 제품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패션 영역을 놓치는 건 아니니 공학: 디자인: 패션 = 1:1:1 정도로 섞인다고 해두자. 여기서는 디자인을 패션 디자인이 아닌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이라 정의한다. 아무튼 기획을 해보자. 보통 브랜드들..

수제안경 공방에서 대략 2년, 이후 한국 1세대 안경회사 디자이너 사원으로 입사. 몇 년이 흘러 현재는 팀장이 되어 기획과 프로듀싱을 하고 있다. 처음 안경을 시작하던 마음과 현재의 마음은 달라진 부분도 있고, 여전한 부분도 있다. 내 브랜드를 내고 싶다는건 초반의 마음이고 지금은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대체 불가능한 프레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이다. 되래 좋은 회사가 받쳐준다면 바닥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Dieter rams나 Jacob Jensen처럼 디자이너를 믿어주는 회사를 만나는 게 최고라 생각되는 요즘이다. 거기서 크게 성장을 하고 난 뒤에 개인 이름을 걸기로 하자. Jony Ive 처럼. 물론 사정이 생겨서 빨리 튀어나갈 수도 있다. 전에는 안경으로 ..

공산품도 생산이 중단되면 어떤 제품들은 재고가 되고 쓰레기가 되지만, 어떤 제품들은 희소성을 갖고 빈티지라 칭송받는다. 이는 온전히 디자인 덕분이다. 작동이 안됨으로 인해 가치가 없어져도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자. 그는 수리를 해서라도 써야하니 환경을 위한게 된다. &anne et valentine

강남 제일기획 옆 건물인 해커스에서 결국 코로나 확진자가 떴다. 회사는 오늘 분산근무를 시행해서 사람이 반도 오지 않았다 한다. 자택 근무도 좋지만, 출퇴근의 노고만 제외하면 사무실에서 주는 집중력을 무시할 수 없다. 하루 10시간은 그 날의 과업을 쳐내기도 버겁기 때문이다. 집이 아닌 공간으로 나와야 집중이 되는 어릴적 부터의 습관으로 인해 도서관, 독서실, 카페, 학교, 사무실로 쏘다니게 된다. 이런 점을 활용해 회사는 큰 오피스에 100명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20~30명씩 5 분점으로 나누면 어떨까 생각했다. 시간도 겹치지 않는 선으로 맞추고, 출퇴근도 유동적으로. 게릴라같이 한 지점이 코로나에 잠식당하면 나머지 분점에서 일을 더 당겨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5개로 늘어난 사무실을 관리하는 자원과..

의식의 흐름 (회사에서 숙취에 쓴 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졌다. 결혼도했고 애기도 생겼다. 작업실도 마무리 단계다. 다니는 회사는 휘청한다. 강남구에 신축 아파트를 계약하면서 부동산에 없던 관심이 조금 생겼다. 이번 바이러스로 인해 주식은 폭락하고 세계 경제는 마비되었고, 세상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집에 격리가 되어야하거나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것이 권장되는 사회다. 원거리로 소통하고 집에서 일한다. 덕분에 영상이나 온라인 마케팅의 수요가 높다. 온라인 구매가 가파르게 상승세이며 이제 당연한 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뉴 노멀의 사회가 자리잡는다면 집이 서울이든 지방이든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서울 부동산에 대해 신경을 쓰다니, 2020년 나는 인생에서 가장 강한 변..

- 사진 그곳에서 살아야 나오는 사진이 좋다. 매일 지나가던 거리에 있는 벽이 항상 이쁘다 느껴지다가 하루 날잡고 카메라를 들고 나온다. 그만한 아름다움을 다 담지못해서 항상 아쉽다. - nowhere dream 환상은 환상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무슨 헛된 꿈에 부풀었는지 외로운 타지생활 한달째. 원래의 현실에서 마쉬멜로를 아끼듯 자신의 시간을 밀도있게 쓰는 사람은 현실도피한 다른 세상에서도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 매일 전쟁을 치르고난 패잔병처럼 집에오면 쓰러져 간신히 씻고 오늘도 없고 내일도 없는 하루를 보내고있다. 한국이나 여기나. 거기서 거기다. 지금까진 - 음악 참 오면서 글도 더 많이쓰고 그림도 더 그리고 사진도 더 찍고 프로듀싱한 음악 12곡을 가져가리라 맘먹었지만, 현실은 오늘 처음으로 ..

처음으로 만든 안경이 디자이너 쇼에 올랐다. 2018.1.28 에 쓴 글 패션 디자이너의 쇼를 위한 안경. 내가 호주 발리 여행을 마치고 태국에서 쉬고있을 즈음 아주 오래간만에 연락이 왔었다. 긴 통화를 했었는데 기억나는 문장은 삶에 감흥이 없다는 것. 감흥이라. 언제 있었나. 가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술을 마시고 들떴던 기억, 합격 통보. 다 순간이었다. 장기적 / 지속적인 것은 없다. 그나마 내가 아는 것으론 사람에게 더 길었던 '감흥' 그러니까 느낌이라는 것은 이십대에 절절하게 누군가 좋아했을 때 인 것 같다. 뭐 마지막은 통화로 밋밋하게 끝났지만. 강한 기억으로 남는다. 이십대라, 그 때의 뜨거웠던 느낌을 평생 동력으로 쓰며 살아간다. 신체에서 나오는 강력한 호르몬의 작용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안..

싸이월드가 복구 된 겸 근황 (2020.01.14 15:29 ) 2019년은 기반을 다졌고 2020년은 나를 상황 속으로 밀어 넣는 해다. 배수진.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 여전히 안경을 디자인하고 생산하고 유통한다. 2년 전에는 사원이었고 외주 일을 받았다면, 지금은 기획/ 디자인 팀장이자 생산 일정, 제품을 푸는 방향과 타이밍도 정하는 중이다. 전에는 위에 팀장과 선임들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사장과 직원이 어렵다. 고급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작업 중이다. 이번해 6, 7월 론칭 예정이나 사람일은 어찌 될지 모른다. 회사에 존재함으로써 넓게 시장을 보고 시험해 볼 수 있었고 장사를 하는데 좋은 방법과 나쁜 방법, 팔리는 물건과 안 팔리는 물건에 대한 안목을 배웠다. - 정말 좋은 디자인을 적당한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