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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0.01.14 15:29

beos 2020. 6. 10. 14:43

사랑했던 혜화의 cafe office. 많은 영감만 남겨놓은채 사라졌다.

싸이월드가 복구 된 겸 근황 (2020.01.14 15:29 )

2019년은 기반을 다졌고 2020년은 나를 상황 속으로 밀어 넣는 해다. 배수진.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 여전히 안경을 디자인하고 생산하고 유통한다. 2년 전에는 사원이었고 외주 일을 받았다면, 지금은 기획/ 디자인 팀장이자 생산 일정, 제품을 푸는 방향과 타이밍도 정하는 중이다. 전에는 위에 팀장과 선임들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사장과 직원이 어렵다. 고급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작업 중이다. 이번해 6, 7월 론칭 예정이나 사람일은 어찌 될지 모른다. 회사에 존재함으로써 넓게 시장을 보고 시험해 볼 수 있었고 장사를 하는데 좋은 방법과 나쁜 방법, 팔리는 물건과 안 팔리는 물건에 대한 안목을 배웠다.

- 정말 좋은 디자인을 적당한 양으로 팔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하는 요즘이다. 최고의 테를 조금 비싸게 팔아도 유행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면 수리해서 굉장히 오래 쓸 것이다. 환경보호. 디터 람스. 유행과 패션에 따라 소비되는 제품이 아닌 딱 두세 개 있으면 인간 평생 콘셉트가 끝나는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고 싶다. 나만 있고 한정판이라 희귀해질수록 비싸지는 제품. 자라나 유니클로는 그러지 못한다. 그런데 난 유니클로 옷도 오래 입는 사람이다. 유산. Legacy. 헤리티지 그런 거.

- 직원은 사장을 절대 이해 못하고, 사장도 직원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사장을 하다가 직원이 된 사람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주인의식이라. 나에게 최선을 다하는거지, 사람이 사람을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건 가능한 일인가? 노력들은 하겠지. 이젠 깊은 생각도 잘 안 하고 직관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한다. 습관이 30년 넘으니 에너지 효율이 좋은 쪽으로 자연스레 기운다. 가끔 위험하단 생각.

- 순간적으로 안경을 팔아 떼돈을 벌어 이태원 빌딩, 일산 공장 1000평, 경희궁의 아침 아파트, 지방 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사장. 부동산으로 인해 돈이 들어오고 안경 사업은 재미로 한다(고 한다). 덕분에 회사 수익이 아닌 임대 수익으로 직원 월급은 자기가 준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을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 다행히 나에겐 조심하는 편.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가 살아난 사람인데 삶에 대한 집착,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자주 유치하고 비 이성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는데, 그것이 또한 돈을 벌어들이는데 필요한 기질인가 싶다. 한편으로는 사업을 위한 나의 의사결정과는 다르다는 생각도 많이 듦. 연민. 누구처럼 빨리 벌어서 부동산 임대수익이 답이라고 생각 드는 요즘이다. 하고 싶은 일은 그 이후(시스템을 만든 후) 걱정 없이 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란 돈이 있은들 걱정이 없어지겠나. 마음이 좋아지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착한 사람들이 힘들게 사는 것을 보면 그 또한 무엇이 맞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들 종교에 귀의하나 보다.

- 회사는 회사고 개인적으로 각자 필드가 다른 세 명과 함께 성수에 작업실을 열었다. 30평이 조금 안되고 옥상과 옥탑도 같이 쓸 수 있어 활용도가 아주 좋다. 4년 계약으로 매달 나가는 임대료와 무엇인가 운영하며 진행하는데 드는 고정비, 고정 압박감이 생겼다. 문래 안경 공방과는 자주 왕래를 하고 싶은데 영 물리적, 체력적 거리가 있다. 내 상황도 있고. 다 현재 나의 개인사 때문이다. 아직은 인테리어 및 세팅 단계라 한겨울에 개고생 중이다. 당산동 월세집은 이번 주에 계약 종료고 지금은 작업실에 온수매트랑 침대 놓고 잠시 사는 중이다. 작업실과 사는 집 이중으로 돈 나가는 중. 2월 초에 하계동 아파트로 이사 간다. 그리고 3년 뒤에는 수서에 새로 만드는 아파트로 이사 예정이다. 청약 당첨. 전세금과 아파트 계약금을 동시에 준비하느라 힘든 요즘이다. 흰머리도 많이 났고 얼굴도 많이 망했다. 그래도 아침 수영은 꾸준히 가는 편.

- 안경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고, 부동산으로 10, 20년 뒤 미래 자산을 만들고, 작업실에서 ELO 제품 (스피커, 테이블웨어, 조명, 테이블, 선반 등)을 제작할 예정이다. 빈티지 제품을 좋아하지만 새 상품이 빈티지처럼 낡은 것은 싫어한다. 빈티지가 좋은 이유는 그만큼 버려지지 않은 이유와 히스토리가 좋은 것. 예쁘고 쓰임이 좋으니 여태 갖고 있었겠지.

- 담달 결혼이다. 일단 스타트를 해놓으니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더라. 처음에는 복잡한 현시점, 항상 가볍고 유동적이었던 나의 상황이 달라지고 무거운 책임감이 생김에 답답했고, 인간이라면 자연스레 겪는 변곡점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준비 중 이런 사람이었나 하는 깊은 생각에도 빠졌었다. 그러나 그런 기간이 지나고 서로에 대해 합의? 이해? 포기? 의 과정이 지나자 잔잔한 평온이 찾아왔다. 대화를 많이 했고 6년 가깝게 만났으나 한 번도 싸워 본 적이 없어서 서로를 몰랐다고 생각한다. 집을 준비하는 과정, 결혼식, 그에 대한 현실적인 상황, 알 수 없는 앞날에 대해 다양한 의견차와 서로의 스트레스의 차이에 의한 스트레스 등을 이젠 같이 이겨내 나간다. 지금까지 심리전과 체력전, 2인 삼각 달리기, 굉장한 나에 대한 고찰과 타인에 대해 깊숙이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삐걱이는 순간들은 언제나 나의 스트레스가 높을 때, 같은 반응을 평소와 같이 유연하게 넘기지 못할 때 발생한다. 책임감은 무거우나 힘을 좀 빼고 나아가리라 생각해본다. 꽉 막혔던 대화와 정서가 풀어지는 순간은 누군가 한걸음 물러 날 때이다. 이해가 안 되면 암기를 해야하고, 사람이 이해가 안되면 하자는 대로 친절하게 행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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