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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와 책

by BEOS 2020. 6. 10.

작업실 구석의 mondo gascaro 와 champion jack dupree LP

 

 뭘 사서 늘어놓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데 안경, 음반, 책은 취향껏 고심 끝에 사는 편이다. 에어팟으로 애플 뮤직을 듣고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데 바이닐을 살 이유가 있는지, 책은 전자책으로 가능하고 대부분 지식이나 글은 온라인으로 얻는데 굳이 돈 주고 종이책을 살 이유가 있는지. 고민해봤는데 답을 내렸다.

 

 '취향의 시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향에 예민하고 좋은 향을 찾아다니는 사람은 여러가지 향수를 사서 뿌려도 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에 늘어놓고 흐뭇해 할 수 있다. 향이 그냥 좋다면 향수병이 그렇게 아름다울 필요가 있을까. 마찬가지로 바이닐도 면적이 꽤 되기 때문에 이미지를 노출할 좋은 도구라 생각된다. '나 이거 알아, 나 이거 들어'라는 취향을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아는 사람끼리 공감해주는. 사실 그들만의 리그지만 사람이란 그런 것에 환장하고 돈을 쓴다.

 

 그와 동일한 것이 또한 책이다. 내 개인적인 책장에 다른 사람의 책과 섞이는게 싫은데, 온전히 나만의 취향을 드러내고 싶어서다.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에세이, 좋아하는 잡지들이 한데 뭉쳐있으면 나라는 사람의 취향을 반영하고 또 어떤 면으로는 나의 세계관을 관통한다. 물론 책 표지가 마음에 드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사람의 욕망을 온라인으로 대변한 것이 인스타그램이다. 그곳은 구매하지 않아도 취향을 고급지게 노출하기만 한다면 추종자들이 생긴다. 노골적으로 팔로워, like가 뜬다. 이전 싸이월드는 한술 더 떴는데 그 날의 방문객이 노출되었지. 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사람이란 그런 것에 환장하고 돈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