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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0년 정중앙

beos 2020. 6. 1. 14:33

출근하는 지하철을 탔는데 1250원이 찍혔다. 새로운 달이 시작되었구나. 월요일, 1일, 2020년의 중간 달.

 

 

- 결혼

 

결혼에 골인하기 위해 소비자(상대)에게 인생 최고의 영업을 해야 한다. 이것은 연애라 생각한다.

나는 두 사람과 가족들이 합쳐지는 형태를 기업 간의 M&A 인수합병과 같다고 생각했다. 심리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충족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금전과 미래에 대한 약속. 이것은 결혼식이다.

그리고 곧 불공정 거래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은 결혼 생활이고

이후 삶은 상식, 이치와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었고 꽤 당황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서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가족에게 나의 에너지와 시간을 상대에게 온전히 쏟는 경험을 하게 된다.

18세 넘어서 얻는 성인이란 타이틀이 아니라, 종교인들이 수련을 통해 향해가는 '성인'의 길로 가는 느낌이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부모가 되리라 생각한다. 아직 출산/육아 전이다.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하고싶다.

- 영감

 

2010년 전인가, 지금은 없어진 ffffound.com 이게 아마 지금은 핀터레스트로 대체된 거 같은데, 적당히 큐레이팅 된 포스팅들이 입맛에 맞게 올라왔다. 아니 그 분위기가 좋아서 내가 입맛이 그쪽에 맞춰진 걸 지도 모른다. 아이팟 2세대의 사파리 홈 화면은 그 사이트였는데 몇 년간 보다 보니 나의 영감 원천도 그 분위기에 고정된듯하다. 큐레이터는 세뇌와 교육을 통해 사람의 소비성향도 세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 디렉터란 그런 것이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 레트로

 

이제는 지겨운 단어. 기술의 한계로 인해 더 이상 못 보던 것들은 없고 예전에 있던 것들의 재탕, 삼탕이 주를 이루는 시대다. 근데 완전히 같이 가지는 않고 적당히 요즘 것들과 섞는다. 그걸 초반에 잘했던 것이 아이유의 예전 음악 부르기였던 거 같은데 그것도 이미 옛 일이다. 어제 놀면 뭐하니 재방송인가 보는데, 비와 이효리가 나와 과도하게 블링하던 무대 복장들 본더치 모자, 김병지 머리, 아디다스 추리닝과 리바이스 타입원 등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지코나 음악적으로 트렌디한 친구들이 나와 예전 음악을 리메이크한다. 기린이 선구자가 된 시대. 

 

 내 또래가 세기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청소년기였기 때문에 그런 기묘한 시대를 이해하고 모든 문화적 시대를 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가 아닌가 싶다.

 

음악과 패션뿐만 아니라 안경도 재작년쯤부터 '빈티지의 현대적 재해석'이란 뻔한 말로 신상품을 팔아먹기 급급했다. 이젠 그 빨도 다 떨어진 거 같은데, 눈치 없이 느린 친구들이 가끔 새 브랜드랍시고 중국제 테들을 들여와 그런 감성으로 사진 영상을 뿌리며 안경은 살짝만 얹어놓은 형태로 접근해온다. 그게 팔릴까.. 싶으면서도 사는 소비자들을 보며 나의 시선이 맞는 것인지 항상 의심이 된다. 나도 감이 없는 편인 것 같다. 싸이가 맨 처음 뮤뱅에 나왔을 땐 저 아저씨 망하겠다. 라 생각했고, 힐러리가 당선될 줄 알았다.

 

 

브랜딩 대표와 미팅 건으로 나가야 한다. 다음에 쓰자

 

 

<2020.2 ubud>

 

 

 

 

 

 

 

"When The Dust Settles" by Photographer Joel Jimenez

 

www.booooo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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