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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후 상황을 정리하기 전에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 나는 2015 수제안경 작업실에서 디자인과 메이킹 시작, 유통과 시장을 알기 위해 2017년 초에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아세테이트 프레임만 다루다가 다양한 소재의 안경 디자인에 관련한 일들, 안경 업계가 굴러가는 상황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같은 층 사무실에 디자인 팀장과, 회계와 수출, 매출을 관리하는 과장이 있었는데 그는 팀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듬해 5월쯤 퇴사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일을 어느 정도 떠맡게 된다. 디자인 팀장은 업계에서의 경력과 판매수량을 인정받아 내가 오기 전 부장으로 입사했다 한다. 20년 전 국내에서 가장 큰 안경원 체인 기획실에서 선글라스 디자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90년대 말이나 2000년 초반이었을 텐데..

중국의 강한 성장은 인구수(노동력)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던 것 같다. 한국이야 과거 제조업 이후 2차 제조나 서비스업, IT, 컨텐츠 등의 산업이 발달 인구를 기반으로 한 노동이 크게 필요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인구수를 강하게 끌어올릴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한다.인구 증가가 곧 국가의 동력이라 일컬어지던 때가 있었다. 50년대 전쟁직후 베이비붐 세대가 그렇고, 7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그렇다. 물론 이후는 노동력을 염두에 둔 인구 정책들은 아니겠지만 산아제한보다는 출산장려가 종종 있었다.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향후 45년간 세계에서 유례없는 고령화가 진행된다고 한다. 아까 언급했던 베이비부머 세대와 70년대 생이 많기 때문이다. 땅은 좁고 한국도 예전처..

장마철로 들어가는 시기다. 회사를 다니면서 하고 싶은 안경은 따로 하겠노라, 19년 말 뚝섬에 작업실을 새로 구했다. 팔리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에는 어느 정도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에, 본인의 브랜드를 운영하지 않는 이상 이 정도의 타협은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 전에는 문래에 있는 안경 공방에 출근 도장을 찍었지만, 그곳이 잘 되면서 법인화가 되었고 투자자? 사장님이 따로 생기는 바람에 전처럼 편한 분위기는 아니게 된 게 가장 크고, 내가 이사를 가면서 멀어진 게 다음일 게다. 무작정 문래의 안경공방 근처에서 옥탑을 구해버리고 일 시켜 달라고 떼쓴 지 4,5년 정도 지난 것 같다. 최근 안경 공방은 자체 브랜드를 준비하면서 더 이상 수강생을 받지 않는다 했는데, 나도 3년 정도 공방 선생님으로 있으면..

기성 밴드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게 된 밴드 tame impala. 호주 퍼스 밴드인데 사실 원맨 프로듀싱에 가까운 밴드다. 2014년까지는 모르던 밴드인데 호주에서 같이 일하던 david과 Jules 랑 스튜디오에서 잼 하면서 '너 tame impala 알아? 들어봐'를 기점으로 알게 된 밴드다. 우리는 결국 아무 음악도 못 만들고 나의 호주 횡단 계획으로 굿바이 하게 된다. 호주 횡단은 천천히 중간중간 일도 하고 아파트 쉐어도 하면서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걸렸다. 이후 돈이 없다는 친구들 덕분에 농장 들어갔다가 엄청 고생했다. 대부분 대만 친구들과 일했는데, 심심한 주말에 사진도 찾아보고 올려야지. 당시 어쩔수없이 CD를 사서 음악을 열심히 들었어야 했다. 도시에 들려 레코드샵에서 tame imp..
1. 어제저녁에 무척 달달한 애를 만났다 몽이를 떠올리게 하는 까만 눈동자가 웃을 땐 마치 나도 어떤 향기 속에 감싸여 있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취해있었지만 2. 빤히 쳐다보던 눈 enky 피아노를 치는 손가락 죽산 딸기가 뿌려져 있던 아이스크림 검은 원피스 뒤의 촉감 그리고 몰디브 절대 저장하면 안돼 라고 말하고 나서 택시 창문 너머로 나를 향해 손을 재차 흔들었다 난 집으로 돌아와 팔꿈치 안쪽에 남은 분 냄새에 얼굴을 박고 잠들었다. 3. 상대를 먼저 공격하지 않고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의 말은 물을 닮았다. 천천히 흐르면서 메마른 대화에 습기를 공급하고 뜨거운 감정을 식혀준다. 언행과 행실에 수기가 깃 들었다고 할까. 그런 언어는 내 귀로 쉽게 흘러들어 오고, 그런 행동은 내 망막에 또렷하게 새겨진..
난 지금은 안경을 하지만 추후에는 공간을 채울 수 있는 3가지 요인 빛, 소리, 향 이란 키워드로 제품들을 만들 것이다. 공간이란 개념이 점점 중요해 지면서 그 안에 들어가는 오브제도 중요하다. 이들은 공간을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는 세가지 요인이다. 활용을 하자면, 장식이 가능한 오디오. - 이에 어울리는 선곡 - 그 분위기에 맞는 향기 - 이에 어울리는 조명 혹은 장식이 가능한 조명- 빛에 어울리는 음악- 음악을 위한 오디오 그에 맞는 향기. 똘똘하게 잘 만진다면 앞으로 각광 받을 것 이에 걸맞는 좋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안경으로 브랜딩을 하고 이 지식으로 저 오브제들을 만들어야지. #sound #light #incense 20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