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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둘째주 날씨 비오다 더움 더할나위 없이 신나게 첫째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오전에 aws access key 노출로 인한 해킹을 발견. 상해 jifei에 있을때 양타오(당시 서버개발자)가 피피와 임금문제로 다투다 화가나서 commit 하지 않은 최근 한달 분량의 소스를 날려버린 사건 이후로 긴 분량을 짧게 농축한듯한 아주 밀도높은 스트레스를 느꼈다. 너무 원초적인 보안 미스였기에 자존심도 상하고 종일 마음속에서 '내탓이야 내탓이 아니야'하는 로테이트만 쉼없이 돌리다가 맥이 풀려버렸다. 그게 그렇게 힘들어 할일이냐는 아버지 말에 의외로 빨리 잠들기 전에 정신을 가다듬고 익일부터는 서둘러 해결하고 다음 진행일만 생각하기로 했다. 9일째인 오늘도 해결이 안될거란 생각을 그땐 못했지만... 무튼 주중 내내 ..
공공 화장실에 들어가면 청소 하시는 아지매가 어김없이 들어 오신다. "아~니 사람들이~ " 나한테 하는 소린지 혼잣 말인지 알 수가 없기에 별 대꾸없이 손 닦고 나갈 때 까지 떠들기 쉽상이다. "봐! 이거 내가해서 잘 됐잖아! 내가 그랬잖아? " 그가 뭔 뜬금없이 던진다. 보통 나는 일이 바빠서 아무 말도 없이 마우스만 클릭댄다. 주로 내가 잘 했으니 칭찬해달라는 울집 강아지 공 물어오는 짓거리다. "내가 잘 했더니 잘 팔리잖아? 이거말야 이거" 손으로 나에게 보라는 듯 안경을 휘젓는다. '그거 그냥 공장에 있던거 줏어 온 거 잖아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한들 무어하랴. 그리고 나한테 하는 말인지도 분간이 안간다. 혼잣말인가? "아 예예 헤헤.." 대충 대답아닌 소리를 내고 내 할일을 마저한다. 자칫..

지난주 (18.8.5)에도 수영장을 다녀왔다. 준수가 국내 외 방방곡곡에서 태닝을 해와서 수영을 하기에 딱 좋게 탔다. 대충 자유형과 사우나 및 온탕을 즐기고 나오니 6시 반. 하늘은 붉게 물들어있었다. 삼국지에서 붉은 하늘은 난세일 때 일렁인다 했다고 한다. 시대의 난세에 우리가 어찌 반응해야 흐름을 탈 수 있을지 잠깐 고민해보았지만, 둘 다 지쳐서 기진맥진 커피 한잔 하고 집으로 귀가했다. 여름이라 그런지 왠지 지치는 시기다.

브랜드 이름과 컬러 이제 내가 만든 안경에 불박으로 브랜드 이름을 찍으려고 한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을 고심 중이다. 준수와 같이 만드는 티랑 바지도 같이 들어가겠지. 아래 분류는 좀 말도 안되는 것 같은데 이게 어차피 제품과 광고 때문에 이런 분류의 느낌이 들었는지, 이게 어느 범주에 들어가는지 애매하다. 물건이 클래식한 것도 개인적인 생각이고, 이게 클래식한 건 아닌데 지나고 나니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고, 브랜드 네임이 깔끔한 건데 물건이 빈티지 스타일의 고급이라 클래식하게 느껴지는 걸 지도.. 암튼 그냥 일단 뱉어내면서 내 생각도 정리해 보아야겠다. 1. 매끈하고 심플한 이름 혹은 모던 물건의 단가는 대학생이 용돈모아 약간 무리해서 살만하게 책정되어있다. 이후 가격을 크게 올리기 어렵다. 왜냐면..

2018년 7월 말 엄마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본으로 여행을 가신단다. 덕분에 용돈도 드리고 엄마 아빠 선글라스도 드릴 겸 오래간만에 내려갔다. 점심 전에 도착해서 할 일 없이 개나 쓰다듬으면서 인터넷 티비에 있는 무료 영화를 틀고 졸다가 보다가.. 한참 졸았는지 영화는 끝나 있었고 재미 없는 영화 한 편 더 때리는데 개는 마루가 더운지 침대아래 선선한 곳에 가 있었다. 적적하고 간만에 집에 가도 상상하던 집밥은 없고 내일은 출근인데 하기 싫고. 라면이나 하나 끓여먹고 땀 뻘뻘 흘리며 옥상에서 담배나 하나 태우는데 경치가 죽여줬다. 옥상에서 태우는 담배. 맛도 없고 한때 취업 준비한다고 일 년 동안 오산에서 박박대던 기억이 났다. 대학은 졸업했는데 취업은 안되지 도서관에서 기사 공부하면서 돈 없을 땐..
지하철. 사람이 많이 내리는 구간에서 여기저기 자리가 생긴다. 꽤 멀리서 달려와 남보다 먼저 앉는 사람도 있고 그 달려오는 사람을 보고 배려하는 사람도 있다. 앉은 사람은 에너지가 방전 난 듯, 앞에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어도 일어나지 않는다. 편해 보인다. 평소 회사에서 취미생활을 하다가 본인의 편안한 상황을 방해하는 일이 생기면, 없던 에너지를 쓰면서 별별 이론을 펼치며 본인에게 일이 오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말없이 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사람도 생긴다. 그러던가 말던가 당사자는 편해 보인다. 결론은 다들 편해지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어디서 들었던가 내가 생각한 문장이 있는데 '불편한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은 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몸도 마음도 늙은 ..

약수집도 금요일이면 안녕이다. 참 좋았던 공간이였는데 나오는 이 시점에는 산란한 곳이 되어버렸다. 이유를 따지자면 무엇보다 주인집 아줌마와의 마찰.. 이겨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갑을관계를 떠나서 사람일이라는 건 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정적으로 나오는 아줌마에게 차분하게 논리적인 대응을 했더니 더 격한 감정을 드러낸다. 치욕적이라느니 하는 말 따위를 하면서. 상대방이 논리적으로 옳은 말을 하는데 수긍하지 않고 치욕을 느끼다니. 이해할 수 없어서 깊게 생각해 보았다. 우선 자신이 갑의 위치에 있다고 하는 우월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아주 젊은 놈. 아주 젊은 을의 남자놈이 조근조근 논리적인 얘기로 자신을 옭아매니 아주 분통이 터질 노릇인가 보다.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은 ..
음.. 가구를 들이거나 빼거나.. 여하튼 이사하면서 겪은 깨달음을 좀 적어보자면, 사람은 어떤 상황을 대부분 과대평가한다. 예를 들면 테이블을 용달차에 실어야 하니 밖으로 옮겨야 한다. 테이블이 현관문을 빠져나가야 하는데 눈대중으로 현관문의 너비엔 테이블이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다. 절대란 수식어가 붙으므로 줄자로 수치를 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머리를 굴린다. 테이블을 세로로 눕혀서 살짝 각도를 틀어 두 다리를 먼저 빼고 다시 각도를 조절하면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힘들 것 같고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안 되면 어쩌지 하고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본다. 테이블을 해체해서 나가야겠구나. 따라서 해체하기 위해 테이블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구조를 보아하니 상당히 긴 드라이버가 필요한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