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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s

- 사진 그곳에서 살아야 나오는 사진이 좋다. 매일 지나가던 거리에 있는 벽이 항상 이쁘다 느껴지다가 하루 날잡고 카메라를 들고 나온다. 그만한 아름다움을 다 담지못해서 항상 아쉽다. - nowhere dream 환상은 환상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무슨 헛된 꿈에 부풀었는지 외로운 타지생활 한달째. 원래의 현실에서 마쉬멜로를 아끼듯 자신의 시간을 밀도있게 쓰는 사람은 현실도피한 다른 세상에서도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 매일 전쟁을 치르고난 패잔병처럼 집에오면 쓰러져 간신히 씻고 오늘도 없고 내일도 없는 하루를 보내고있다. 한국이나 여기나. 거기서 거기다. 지금까진 - 음악 참 오면서 글도 더 많이쓰고 그림도 더 그리고 사진도 더 찍고 프로듀싱한 음악 12곡을 가져가리라 맘먹었지만, 현실은 오늘 처음으로 ..

처음으로 만든 안경이 디자이너 쇼에 올랐다. 2018.1.28 에 쓴 글 패션 디자이너의 쇼를 위한 안경. 내가 호주 발리 여행을 마치고 태국에서 쉬고있을 즈음 아주 오래간만에 연락이 왔었다. 긴 통화를 했었는데 기억나는 문장은 삶에 감흥이 없다는 것. 감흥이라. 언제 있었나. 가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술을 마시고 들떴던 기억, 합격 통보. 다 순간이었다. 장기적 / 지속적인 것은 없다. 그나마 내가 아는 것으론 사람에게 더 길었던 '감흥' 그러니까 느낌이라는 것은 이십대에 절절하게 누군가 좋아했을 때 인 것 같다. 뭐 마지막은 통화로 밋밋하게 끝났지만. 강한 기억으로 남는다. 이십대라, 그 때의 뜨거웠던 느낌을 평생 동력으로 쓰며 살아간다. 신체에서 나오는 강력한 호르몬의 작용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안..

싸이월드가 복구 된 겸 근황 (2020.01.14 15:29 ) 2019년은 기반을 다졌고 2020년은 나를 상황 속으로 밀어 넣는 해다. 배수진.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 여전히 안경을 디자인하고 생산하고 유통한다. 2년 전에는 사원이었고 외주 일을 받았다면, 지금은 기획/ 디자인 팀장이자 생산 일정, 제품을 푸는 방향과 타이밍도 정하는 중이다. 전에는 위에 팀장과 선임들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사장과 직원이 어렵다. 고급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작업 중이다. 이번해 6, 7월 론칭 예정이나 사람일은 어찌 될지 모른다. 회사에 존재함으로써 넓게 시장을 보고 시험해 볼 수 있었고 장사를 하는데 좋은 방법과 나쁜 방법, 팔리는 물건과 안 팔리는 물건에 대한 안목을 배웠다. - 정말 좋은 디자인을 적당한 양..

업계와 나 요즘의 업계를 보고있으면 2000년대 중반 이말년, 주호민, 기안84 등의 웹툰 작가들의 초기작들이 생각난다. 2000년대 초반의 한국 만화계는 처참하기 이를데 없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이미지 파일이 어느 정도 준수한 속도로 다운로드가 가능해지자 불법 스캔본이 사설 와레즈를 떠돌기 시작했고 그나마 근근히 버티던 주간지, 월간지가 폐간 위기로 몰렸으며 만화가들은 만화 대여점에 특화된 김성모식 공장형 만화(그림은 큼지막하고 강건마의 108계단을 108장에 걸쳐서 묘사해놓는 등 만화책 권수를 늘리는 온갖 꼼수를 사용함)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 만화가를 꿈꿨던 이들은 거의 80, 90년대 황금기에 쏟아져나왔던 일본의 명작들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던 사람들이니, 한국에선 현실적으로 그런 만화들이 ..

디지털 노마드두 세달 정도는 제주나 발리에서 내 일을 끊기지않고 일하고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품을 쌓아놓고 팔아야하는 일이다. 제품을 보관하고 판매하기 위해 매장이나 창고를 갖고, 사람을 살피고, 공간을 꾸며야만 한다. 공간과 시야를 보정하는 아이템 중1.빛2.소리3.향기4.안경 을 메인 테마로 정했건만 결국 이것들은 공간이라는 제약을 둘 수 밖에 없던 것. 나는 그 공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디자이너는 그야말로 컴퓨터로 드로잉만 가능하면 되는 일인데. 디렉터는 전체를 MD는 제품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주기를 다뤄야한다. 이게 제한된 공간에 앉아서가 아니라 밖에서 가능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보자.그리고 과거 postitpaper로 그림을 올렸던 인스타그램 계정은 온전히 flat satur..

뭘 사서 늘어놓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데 안경, 음반, 책은 취향껏 고심 끝에 사는 편이다. 에어팟으로 애플 뮤직을 듣고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데 바이닐을 살 이유가 있는지, 책은 전자책으로 가능하고 대부분 지식이나 글은 온라인으로 얻는데 굳이 돈 주고 종이책을 살 이유가 있는지. 고민해봤는데 답을 내렸다. '취향의 시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향에 예민하고 좋은 향을 찾아다니는 사람은 여러가지 향수를 사서 뿌려도 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에 늘어놓고 흐뭇해 할 수 있다. 향이 그냥 좋다면 향수병이 그렇게 아름다울 필요가 있을까. 마찬가지로 바이닐도 면적이 꽤 되기 때문에 이미지를 노출할 좋은 도구라 생각된다. '나 이거 알아, 나 이거 들어'라는 취향을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아는 사람끼리 공감해주는..

나는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를 '끼인 세대'라 말한다. 뭐냐면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 끼었다.. 뭐 이 정돈데 이는 또한 대단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LP시대와 플로피디스크, 카세트테이프를 다 향유하면서 어떤 학생에 의해 mp3파일이 개발되어 급격한 음악 디지털 시대로 넘어갔다. 덕분에 모든 장비들이 바뀌고 플레이어들의 외형과 사이즈가 바뀌었으며 음반을 구매하는 가게들은 사라지게 되고 본격적인 음악 공유의 세상으로 빨려 들어간다. 덕분에 공유 플랫폼이 생기면서 책도, 만화도, 비디오도 '소리바다'에 넘치게 된다. 비디오나 만화책 대여점은 망하고 와레즈에는 비번 걸린 압축파일들이 부유했다. 기술의 발달은 디자인의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충분한 시기였다. 나는 왜 브라운관과 초기 lcd 모니터..

출근하는 지하철을 탔는데 1250원이 찍혔다. 새로운 달이 시작되었구나. 월요일, 1일, 2020년의 중간 달. - 결혼 결혼에 골인하기 위해 소비자(상대)에게 인생 최고의 영업을 해야 한다. 이것은 연애라 생각한다. 나는 두 사람과 가족들이 합쳐지는 형태를 기업 간의 M&A 인수합병과 같다고 생각했다. 심리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충족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금전과 미래에 대한 약속. 이것은 결혼식이다. 그리고 곧 불공정 거래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은 결혼 생활이고 이후 삶은 상식, 이치와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었고 꽤 당황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서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가족에게 나의 에너지와 시간을 상대에게 온전히 쏟는 경험을 하게 된다. 18세 넘어서 얻는 성인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