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os
2018년 닭죽과 장조림 본문
2018년 7월 말
엄마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본으로 여행을 가신단다. 덕분에 용돈도 드리고 엄마 아빠 선글라스도 드릴 겸 오래간만에 내려갔다. 점심 전에 도착해서 할 일 없이 개나 쓰다듬으면서 인터넷 티비에 있는 무료 영화를 틀고 졸다가 보다가.. 한참 졸았는지 영화는 끝나 있었고 재미 없는 영화 한 편 더 때리는데 개는 마루가 더운지 침대아래 선선한 곳에 가 있었다. 적적하고 간만에 집에 가도 상상하던 집밥은 없고 내일은 출근인데 하기 싫고. 라면이나 하나 끓여먹고 땀 뻘뻘 흘리며 옥상에서 담배나 하나 태우는데 경치가 죽여줬다.
옥상에서 태우는 담배. 맛도 없고 한때 취업 준비한다고 일 년 동안 오산에서 박박대던 기억이 났다. 대학은 졸업했는데 취업은 안되지 도서관에서 기사 공부하면서 돈 없을 땐 물류 상하차도 하고, 이상한 알바하면서 생활비는 있어야겠고. 여자는 만났다가 빙수 값없어서 헤어지고. 주절대다 보니 랩 가사라도 쓸걸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바리바리 싸주신 닭죽과 장조림을 들고가기 귀찮네 형한테 보내라 안달복달하다가 결국 내가 들고 서울로 가는 일호선에 몸을 싣는다. 노인 조선족 촌스런 청년들이 캐리어와 종이백에 반찬들을 챙겨서 바글댄다. 나도 그 중 하나다. 본가는 이제 재미없는 할머니 집에 가는 손주의 기분이라 왠지 뉘엿뉘엿한 기분의 주말이다. 죄송스럽기도 하고.
뭐든 잘 풀리면 좋겠다.
반응형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Sundays swimming club #3 (0) | 2020.06.18 |
---|---|
2018년 브랜드에 대한 고찰 (0) | 2020.06.18 |
에너지와 노인 (0) | 2020.06.18 |
이사 (0) | 2020.06.18 |
가구배치 (0) | 2020.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