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os
0. 'eyewear' 본문
수제안경 공방에서 대략 2년, 이후 한국 1세대 안경회사 디자이너 사원으로 입사. 몇 년이 흘러 현재는 팀장이 되어 기획과 프로듀싱을 하고 있다. 처음 안경을 시작하던 마음과 현재의 마음은 달라진 부분도 있고, 여전한 부분도 있다.
내 브랜드를 내고 싶다는건 초반의 마음이고 지금은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대체 불가능한 프레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이다. 되래 좋은 회사가 받쳐준다면 바닥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Dieter rams나 Jacob Jensen처럼 디자이너를 믿어주는 회사를 만나는 게 최고라 생각되는 요즘이다. 거기서 크게 성장을 하고 난 뒤에 개인 이름을 걸기로 하자. Jony Ive 처럼. 물론 사정이 생겨서 빨리 튀어나갈 수도 있다.
전에는 안경으로 돈을 못 벌어도 그만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제품을 만들면 아는 사람은 알아봐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인지하는 프레임을 가진 회사는 부가 따라온다.
전에는 눈이 좋은 디자이너의 도면과 꼼꼼한 사람의 손을 거쳐서 나온 안경이 그 세계의 전부라 생각했다면, 지금은 그것은 물론이요 가격과 사용자, 시장, 판매 채널, 브랜드, 부자재, 홍보, 공장, 시기, 컬렉션 등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 한마디로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과거의 내가 부러운 부분이다. 사용자만 고민하던 때라니! 그래도 시간의 힘이 대단해서 지금 만드는 제품들은 그때보다 좋아졌으나 신경 쓰는 부분이 너무 많은 건 힘들다. 그 에너지를 제품 디자인과 생산에만 쏟고 싶다.
이제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해서 유통하는 법과 팁 등을 러프하게나마 정리해보려 한다. 내가 배워 온 회사 기준이다. 브랜딩이나 마케팅까지 들어가면 너무 많아지니 제품 관점으로 'eyewear' 하나만 갖고 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