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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작은 방 비우기

beos 2020. 8. 10. 20:59

DEMIL에서 나온 바지를 입고 나가봤다. 빽바지만 입으면 비가 많이 온다.

 

티타늄 쌩지 프레임

풀 티탄으로 작업한 안경, 땜 자국은 군데군데 손으로 마감을 해줬다. 이너림은 이태리 AUROCHIM 사의 아세테이트를 사용했다. 도금으로 인해 니켈이나 마그네슘이 안올라가니 알러지 걱정이 없다. 덕분에 컬러는 티타늄 색 하나뿐이다. 나는 이런 게 좋다.

 

 

 

휴가를 쓰고 작업실에서 작업만 한게 아까웠다. 저 날은 비가 왔다. 일본에서 돌아온 명신이와 오늘 같이 작업한 기복이랑 소주를 마시면서 스무 살 때 이야기를 했다. 스물에 대한 이야기를 언젠가 남기려 한다.

 

 

다음 날, 2층 침대를 작은방에서 뺐다. 작업하러 사람이 더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간 선반이 부족했는데 매트리스는 창고에 넣어두고 가끔 쓰고, 침대 프레임은 재활용하기로 한다. 비우는 일은 중요하다. 무엇을 남길지 선택이 중요성 때문이다.

선반도 사이즈에 맞게 재단한다. 나무를 전에 주워 둔 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

 

2층 침대를 개조한 선반은 아래와 같다. 

 

이 메탈 프레임은 내가 서울로 상경하고 산 이케아 2층 침대다. 약 4년 정도 쓴 거 같다. 후배들이 놀러 오면 술 먹고 기어올라가 잤다. 좁은 영등포 자취방에서 덕분에 살았다. 아낌없이 날 재워주고 짐들도 올려준 고마운 침대. 뭐 하나 버린 게 없이 아주 잘 쓴다. 은근 무색 그레이 페인팅된 메탈과 브라운의 집성목이 잘 어울린다. FENDER 진공관 앰프와 마샬 앰프가 보인다. 

 

 

 

침대의 몸통을 재료 삼아 싱크대 옆의 선반도 만들었다. 나무는 한 판 짜리로 잘 안 나와서 얼기설기지만 이 정도면 막 쓰다가 버리고 가기 딱 좋다. 다 자취방에서 쓰던 냉장고 레인지 침대, 그릇과 컵들이다. 선반은 두자마자 벌써 있던 것처럼 익숙하다.

 

 

 

침대를 빼고 정리한 작은 방은 이제 다음 작업실 인물을 맞이 할 준비가 다 되었다. 

 

초기 작업실 정리시절. 매트리스를 전철로 들고왔다.

 

초창기 작은방은 자취방이었다. 오른쪽이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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