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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혼잣말

beos 2020. 6. 18. 15:30

공공 화장실에 들어가면 청소 하시는 아지매가 어김없이 들어 오신다.  "아~니 사람들이~ "  나한테 하는 소린지 혼잣 말인지 알 수가 없기에 별 대꾸없이 손 닦고 나갈 때 까지 떠들기 쉽상이다.

 "봐! 이거 내가해서 잘 됐잖아! 내가 그랬잖아? " 

그가 뭔 뜬금없이 던진다. 보통 나는 일이 바빠서 아무 말도 없이 마우스만 클릭댄다. 주로 내가 잘 했으니 칭찬해달라는 울집 강아지 공 물어오는 짓거리다.  "내가 잘 했더니 잘 팔리잖아? 이거말야 이거"  손으로 나에게 보라는 듯 안경을 휘젓는다. '그거 그냥 공장에 있던거 줏어 온 거 잖아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한들 무어하랴. 그리고 나한테 하는 말인지도 분간이 안간다. 혼잣말인가? 

"아 예예 헤헤.."

대충 대답아닌 소리를 내고 내 할일을 마저한다. 자칫 맞장구라도 쳤다간 3시간 내내 누구 욕 아니면 자기 과거 자랑이다.  한심한 자랑 타임이 지나면 일은 해야하니 내가 먼저 꺼낸다. 이번달 이번주 오늘 할 일 간단하게 주거니 받고 팀장은 오늘도 종이컵을 물어뜯으며 낚시 동영상을 본다. 난 퇴사한 사람 몫까지 대충 2인분 이상은 해야 우리 팀의 일이 마무리된다. 그는 점심을 먹고는 결국 낮잠을 자다가 사장이 들어오면 흠흠 소리를 내며 나에게 안경어쩌고 하면서 갑자기 말을 건다. 본인의 방패막이로 날 사용한다. 뭐  내 월급에는 그런 것도 포함 되어 있겟지. 그러다 사장이 뭐 어찌 됐냐고 물어보면 또 날 본다. 뭔가 잘 된 일이 있으면 직접 보고하거나  안된 일을 팀장에게 물어보면 잘됐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허겁지겁 해결은 나에게 조용히 하라고 한다.

회사? 쓰자면 길다. 미친 무리에서는 다들 미치는 듯 하다. 나도 전과는 비교 할 수 없게 어느 정도 미쳐있겠지.  그리고 근속이 길어 질 수록 나의 기질 보다는 말수가 줄어들고 포기를 하다가 결국은 시작도 안하게 되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늘어지게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했는지  "어유~ 이거 이과장이 했던거잖아? 왜 사장은 나한테 뭐라그래?"

그는 또 나에게 하는 듯한 말인 혼잣말을 한다.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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