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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6월 23일 잡생각 본문
1. 책 읽고 정리 좀 하자
지난달부터 이번달까지 읽으려고 산 책들. 저기서 이제 4권 읽었다. 항상 읽어야 할 책들에 눌려있어 하나씩 읽고 글을 정리하지 못하는 중이다. 사람은 무엇이고 왜 돈을 좋아하는가. 미래는 어떻게 되고 나는 어떻게 죽음을 준비할까. 궁극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언제나 궁금한 것이 많다. 분명 그런 답들이 안에 있었는데 그때만 아차하고 정리하지 못하니 휘발되어 버린다. 책을 읽는 것도 좋은데 앞으로 독후감을 써야겠다고 다짐한 지 반년이 지났으나 하나도 안 쓴 거 같다. 지금부터 쓸 리스트를 정해서 올리자.
2. 다정한 남자가 살아남는다.
휴먼카인드였나 사피엔스였나, 인간의 진화를 보았을 때 강하고 독단적인 종보다는 결국 협력을 하는 종족이 살아남아왔다고 한다. 협력을 해야 살아남는 시기에는 강하고 공격적인 수컷보다 공감력이 좋고 협력할 줄 알며 스윗한 수컷이 다음 자손을 퍼뜨릴 기회가 많았고, 결국 그 후손들은 더 그런 부드러운 쪽으로 유전자를 물려줘 왔을 것이다. 협력이 필요한 수렵과 농업의 시기는 지나왔고 이제는 어떤 시대로 가고 있을까.
3. 돈과 가족
그간 돈에 매몰되어 있었다고 느낀다. 집을 샀으니 대출도 갚아야 하고 인생이 그것 만으로 끝나기 싫으니 주식에 넣을 돈도 필요하고.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을 위해 보상도 필요하고. 그러나 인생은 장거리 게임이니까 아끼기만 하고 살다 간 어느 부분에서 터진다. 그렇다고 가성비 따지는 무언가를 사긴 싫고 멋진 걸 사고 싶은. 결국은 무리를 하게 되는 이 루틴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이다. 최근에 호텔과 리조트에 가족들과 다녀오면서 든 생각은 '아 역시 돈을 쓰니 좋구나.'와 '2년 뒤에는 더 수월하겠는데? (둘째가 첫째만 해 지면)'가 있다. 멀리 다녀오면서 느낀 것과 아이들이 수렵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숲으로 바다로 떠나야 멀쩡해질 거 같아 차를 이제는 사야겠다. 다만 계속 주저하고 있던 이유는 차를 살 돈으로 지금 시기에 자산에 넣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 미국에선 코로나 시절 급으로 달러를 유통하고 있고 달러 가치는 높고, 돈은 엄청나게 유동적인 이 상황에 주식이든 땅이든 사서 부풀어지는 이 시기에 자산을 사는 게 맞지 가방사고 차 사는 게 이게 맞느냐는 거다. 하지만 요즘 느끼는 건 나도 일 좀 그만하고, 가족들과의 관계를 더 생각하고 우선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 너무 이치와 이론과 이성에 맞는 결정만 하는 건 좀 건조하다'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멋이 있다는 것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과 동일시하게 느껴진다.
4. 평온
아이들과 리조트에 가고 아내가 애들이랑 미디어 아트를 보는 동안 나는 차집에서 차를 마시며 '도둑맞은 집중력'을 집중력 있게 읽었다. 그리고 오늘은 일요일인데, 회사에 잠시 출근했다가 (출퇴근하는 주말 전철에서 책을 또 읽고) 낮에 수영도 시원하게 하고 (엄청 잘됐고 뭔가 느껴졌다) 집에 오니 나에게 에너지가 있어서 아이들과 나가서 모래놀이도 하고 저녁도 만들어주고 대청소에 화장실 청소까지 하고 블로그도 하나 쓰니 몹시 뿌듯하고 평온한 하루다. 1주일에 5일이 이런 날이라면 굉장히 괜찮을 것 같고, 나의 시간이 좀 더 보장된다면 내가 관심 있는 스피커나 조명, 가구를 만들어 보는 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