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os

미래가 변함과 해야 할 일들 본문

diary

미래가 변함과 해야 할 일들

beos 2020. 7. 30. 11:37

노을이 좋던 작업실

 

예전보다 '시스템'이 중요해지는 세상이 되어간다. 휴가라던가 유연 근무라던가 복지라는 단어들에 별 관심이 없이 내일이나 잘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요즘 주변의 일들을 보며 생각이 조금 달라져간다. 정리는 안됐지만 러프하게 꺼내봐야겠다. 나중에 정리가 되겠지. 내 행보도 수정을 해가야 할 것 같다. 글도 수정하고.

 

아래층 부장님의 딸과 사장님 손녀가 아파서 병원에 한참 입원을 해야 한다는데 소아과 병동에는 보호자가 상시 상주해야 한다고 한다. 부장님은 직원이고 우리 회사는 연차라던가, 휴가가 연에 3일이 전부인지라 장기 입원의 경우 아이를 봐주거나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전혀 없다. 부장님은 발만 동동 구르며 연신 여기저기 전화를 하기 위해 근무 중 자리이탈이 잦아졌다. 그 모습을 보며 대표님은 일터는 일터, 가족은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입술을 씰룩였다. 딱히 뭐라고 말은 못 했지만 대표의 마음에 어떤 이미지가 박혔겠다.

상대적으로 사장님은 손녀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더니 바로 차를 끌고 언제 들어오든 나가든 자유로웠다. 덕분에 손녀는 보호자가 항상 있었다. 사장의 아들과 며느리는 대기업이라 출산휴가나, 월차, 연차를 동원해 가족이 병원을 갈 수 있도록 쓸 수 있었다.

나는 내 일을 하면서 일도 즐겁고, 내가 나중에 차리거나 끌고 갈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쌓여가는 중이라 내 또래의 대기업다니는 친구들이 전혀 부럽지 않았다. 돈은 좀 부족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를 등에 업고 누릴 수 있는 혜택들도 좋고 하고 싶은 작업들도 시간은 좀 없지만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만족도가 좋았다. 큰 회사에 다니는 그들 또한 열심히 일들 하고 있지만 기계의 톱니 중 일부라는 생각들이 크다며 비슷한 회사의 이직해 그저 회사원이 되는 것이 아니면 답이 없다고들 했다. 그러나 주 52시간이나 자유로운 월차, 출산휴가 등 국가에서 제공한 것들은 눈치 보지 않고 누린다. 봉급도 넉넉하고 시간도 적당하니 미래의 재테크에 공부하고 신경 쓸 여력들이 다분해 보였다.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들은 부동산, 주식 등 재테크에 열들을 올린다.

나야 재테크에 전혀 관심없이 내 실력 향상이 몸값 향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내 미래는 지금 나에게 달렸다'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편이었는데 위의 아기가 아픈 상황들을 보니 약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내도 프리랜서라 어느 정도 유동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지만, 특수한 상황에 아내만 해결읠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는 것도 요즘 세상엔 말이 안 된다. 고로 내가 안정적이면서 시간은 자유로운 프리랜서가 되거나, 그게 발전되어 사장이 되거나, 복지가 아주 좋은 회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나는 돈과 연루되고 싶지 않기에 사장이 되고 싶지 않다.)

최근의 부동산 정책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결국 국가가 하는 일이 커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나온 정책으로 인해 단발적으로 치솟는 땅값들. 지금 나온 정책들은 결국 집을 가족 당 1채씩만 가져라, 이후 나와 살려면 나라가 임대해주는 집에 살아라 라고 해석해봤는데, 세금도 많이 내야하니 지금의 집주인들이 죽으면 자식들이 과연 그 집을 유지할 수 있을는지. 나라가 일을 잘해 서울의 집들을 걷어들이고 인구수에 육박하는 건물들을 평생 임대로 돌려 아주 적은 금리로 전세를 내거나, 저렴한 월세로 돌려 평생 살 수 있다면 그게 '내 집'이 아니겠는가? 집에 대한 만족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집 걱정을 안 한다는 것도 한편으로는 행복이다. 집을 배정받는 것도 직업군과 연령에 맞게 배정이 된다면 이웃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어떤 의도들도 세팅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뭐 이미 배정이라는 단어에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서 다음 단계로 가는 느낌이다.

여하튼 집을 살 필요가 없어졌겠다, 최저임금도 올라서 돈들도 많아졌으니 넘쳐나는 재화를 펑펑 소비하는 때가 근 10년 20년 뒤에는 올 것 같다. 웃긴 건 세금도 늘었으니 국가로 다시 들어가는 돈이 많아지고 나라에서 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공무원의 수가 더 필요하고 공무원이 힘이 더 커질 것이다. 사람들이 돈은 많아졌는데 쓸데가 어디겠는가, 그때는 무엇이 재테크 수단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세상으로 보았을 땐 주식이다.

점점 중간의 것들은 없어지고 새로운 것들이 모든것을 삼키는 때다. 전통적인 시스템들은 작게나마 명맥을 유지하겠지만 통찰력이 있는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시스템을 구축하고 강하게 밀어붙이면 한 분야에서는 세상을 완전히 잡아먹는다. 아마존은 기존의 마트들을 제치고 온라인과 배송으로 유통시장을 강하게 흔들어버렸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마트, 홈플러스가 완전히 잠식되고 쿠팡이 득세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것들은 특히 코로나로 인해 엄청난 가속화를 얻었다. 또한 테슬라는 세상에 강력한 자동차 브랜드들을 순식간에 제쳐버리고 전기와 자동운행 기능으로 기존의 자동차 명가 브랜드들을 아래에 두고 있다. 나처럼 옛날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오프라인 샵 가서 써보고, 수동차 끌겠지 인류의 80프로 이상은 결국 하나의 제품들을 쓰는 때가 올 것이다. 스마트폰 세상도 거의 한두 가지로 정리된 것처럼.

독과점을 즐기는 중국과 미국이란 대국들에서 나온 시스템들이 세상을 잠식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부동산 사업도 그들의 국가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한국도 이미 외국인들에게 부동산을 빼앗기고 있으니, 나중에는 땅이나 집을 살 수 없는 시대는 반드시 온다. 실제로 내가 시드니에 있을 때 집들은 소유의 개념이 아닌 렌트의 개념이라고 이미 강하게 박혀있었다.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였음에 약간 놀랐던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또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자면.. 자동차도 무인자동차가 나온 시대에 내 차가 필요할까. 서울 자전거 따릉이나 킥보드처럼, 공공재 자동차가 거리에 만연하고 앱으로 호출만 누르면 비는 시간 없이 최적의 알고리즘으로 사고 없이 시스템화 된 무인 자동차가 사람들을 운송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차를 소유하고 싶은 사람은 엄청난 재화를 축척한 대표나 인플루언서, 중요한 직급에 있는 사람들 일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공공버스보다는 살균이 잘 된 무인자동차에서 이동하는 출퇴근이라. 그간 강력한 원유 카르텔과 자동차 업계의 방해에 기술은 갖춰졌지만 표준화되지 못했던 시대가 급전개 될 것이다.

근래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우리 때와 다르다. 국민학교 때 2인용 책상 가운데 줄을 그어 옥신각신 하거나 쉬는 시간에 잡기 놀이를 하면서 형성된 사람다움은 많이 없어질 것이다. 문득 드는 90년생과 나와 같은 80년대 생의 강한 괴리는 1인용 책상을 썼는지 2인용 책상을 썼는지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 시대에 유아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떨는지, 1인용 책상도 아닌 집에서 부모와의 시간만 보낼 뿐이다. 상호작용이 없는 시대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될 20년 뒤는 어떤 세상일까. 그런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키울 젊은 부모들을 먼저 교육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이 맞고 자신의 것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세상에 변해야 하는 건 이젠 의미도 없는 사이버 수업만 강행하는 대학을 가기 위한 교육이 아니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적인 매력과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소연(아내)은 앞으로도 요가를 열심히 하면 된다. 가장 앞으로 있을 날들에도 변하지 않을 동양적 철학과 건강의 흐름을 갖고 나와 함께 가면 된다고 생각된다. 크게 돌아와 그래서 난 이제 뭘 해야 한다고? 안경으로 내 것 하던가, 안경 대기업을 가던가, 세상을 씹어먹을 작전을 짜고 있는 팀에게 투자할 주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정말 사람들을 적게 만나는 세상이 온다면, 패션도 그냥 가상현실 세상에나 있지 않을까. 구찌나 루이뷔통, 나이키도 마크만 달고 온라인 AR 가게에 가상화폐로 결제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리니지에 희귀한 무기가 몇천이랬나 몇 억 이랬나. 패션업계가 디렉터가 스케치하면 모델링과 렌더링만 뽑아내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군,, 심즈처럼. 아니면 패션 쪽도 자동차처럼 명가들이 무너지고 희한한 브랜드가 AR세상에서 먼저 득세할지도 모르겠다. 모바일로 선두를 탄 카카오처럼.

좋아 난 가상현실용 안경을 디자인하고, 필터 달린 안경을 준비해야겠다. 그 사업을 하는 팀에게 투자하던가.

뭐 전부 상상속의 일이다. 나는 통찰력이 없이 헛다리를 잘 짚는 편이니 정반대로 흘러갈지도~

 

백건우 - 녹턴 05 02

반응형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샘플링 2  (0) 2020.07.30
아내가 집을 나갔다.  (0) 2020.07.30
태동  (0) 2020.07.21
샘플링  (0) 2020.07.20
2020.07 주말 작업실  (0) 202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