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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민족의 생존방식 본문
먹잇감을 쫓던 수렵민족의 삶을 떠올리면,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집념이다. 사냥감의 발자취를 따라 숲속 깊이 들어가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추적을 이어가던 그들의 하루는 늘 배고픔과 실패의 가능성 위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포기란 곧 가족의 굶주림, 공동체의 파멸이었다.
오늘날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먹잇감 대신 우리는 ‘목표’와 ‘성공’을 추적한다. 프로젝트가 끝없이 연기될 때, 투자가 허무하게 무너질 때, 관계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잠시 멈춰 서고 싶어진다. 그러나 멈춘다는 건 곧 스스로를 굶기겠다는 것과 같다. 생존은 끝까지 걸어가는 자의 몫이다.
수렵민족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며칠간 허탕을 쳐도 다시 길을 나섰다. 그 과정에서 몸은 지쳐가지만, 본능은 그들을 밀어붙였다. 오늘의 우리는 실패 앞에서 더 쉽게 무너진다. 그러나 어쩌면 그때의 그 집념,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던 본능을 조금은 되살려야 하는지 모른다.
적응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바람의 방향과 계절의 변화를 읽으며 전략을 바꿔야 했다. 지금 우리는 기술의 흐름, 사회의 변화를 읽어내야 한다. 늦게 움직이는 자는 배고픔 앞에 무너졌다.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다.
결국, 수렵민족의 원초적 생존 방식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끝없는 추적, 실패 앞에서 다시 일어서는 힘, 변화에 맞춰 몸을 비트는 적응력. 이것은 단순히 과거의 습관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아슬아슬하게 우리 삶을 지탱하는 본능이다.
우리는 여전히 추적자다. 다만 그 먹잇감이 달라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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