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os

안경과 사람들 본문

diary

안경과 사람들

beos 2020. 6. 17. 23:52

2018.7.8 수제안경공방


오늘은 blankof 대표이신 원덕현님께서 마지막 작업을 하고 가셨다. 가방으로 시작해 지금은 의류, 생활잡화까지 영역을 확대. 국내 좋은 거리에 가게까지 꽤 내신 분이다. 나와 나이차는 크게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대표 자리를 지키며 브랜드를 성장시키신 분이라 5번 정도 만나면서 알고 팔아야한다는 마인드, 좋은 제품에 대한 개인적인 정의 그리고 상당한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좌측 부터 상균, 정미, 희준, 명신 (첫번째 공방)



공방은 나와 다른 업계에 계신 분들 (고수이든 성장기의 사람이든 뉴비든) 모일 수 있는 어떤 플랫폼 같은 곳이다. 긴 시간 작업실에 있으면 물론 빤한 작업 과정과 지루함. 불규칙한 수입으로 인해 생활고에 허덕여야 하지만, 낚시를 하듯 의미있는 분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지금은 회사원이므로 주말에만 작업실을 운영하지만, 이런 쉬는 날에 촌스런 문래동까지 와서 작업을 하시는 분들은 어지간한 안경에 대한 애착이 있으신 분들이 많다. 서울 유명대학의 음대 교직 석사까지 나와서 안경브랜드 온라인 파트에서 일하는 친구, 같이 공방에서 만나 일본 이펙터 면접까지 보고 결국은 스틸러에서 근무하는 친구, 포르쉐 디자인에서 일하다가 최근 다시 구직중인 친구, 대단한 열정으로 부산에 공방을 내고 렉서스 대회에서도 수제안경으로 수상하신 형님, 투자자를 만나 브랜드를 낸 형, 젠틀몬스터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일 하던 동생, 이태리 폴리모다, 뉴욕대, 세인트 마틴, 파슨스 패션과 학생들, 산업대 디자인과 졸업하고 대구에서 안경광학과까지 졸업한 동생 등등... 다들 나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열정있는 친구들이다.

물론 무엇인가 만든다는 것 보다는 안경 디자인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여기까지는 안왔겠지만 그건 나의 성장과 포스팅을 통해 자석처럼 그 사람들까지 끌어들여 아이웨어 산업 크루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목표다. 산 속 약수터처럼 사람들이 고였다가 다시 흘러나가는 곳이 이 공방이다. 모든 일은 사람으로 하는 것이고, 지금은 무엇도 아닌 그들에게 나를 좋게 인지 시킬 수 있다면 꽤 성공이라 생각하고 훗 날 긍정적인 일이 있을 것이라 본다. '아 그 뒷동산 물 맛 좋더라 다음에 그냥이라도 가야지' 이정도? 그런게 아니더라도 작업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토요일 작업이 끝나고 편한 마음으로 명신이랑 마시는 맥주가 아주 흡족하다. 2018-07-09 01:36:20

반응형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만  (0) 2020.06.18
2018 말 정리와 다짐  (0) 2020.06.18
2018년 9월 퇴사  (0) 2020.06.17
마무리  (0) 2020.06.17
2010 cafe office  (0) 202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