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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강제성

beos 2020. 10. 30. 14:07

 

고1시절. 천원짜리 구권, 1492마일즈 볼캡, 파나소닉 cdp, 클래식 기타줄, 엘지 싸이언

 

 

홈트레이닝이 유행이다. 스트레칭하려고 힙으뜸 티비로 틀어놓고 오분쯤 따라 하다가 옆으로 드러누워서 그냥 구경만 한다. 잘하네.. 집사람에게 혼난다. 요즘 수영을 못 가서 몸이 뻐근하고 자꾸 아픈 거 같다. 팔굽혀펴기 집에서 하고 나가서 달리기 하면 된다지만, 난 도서관이나 독서실 파다. 집에서 못한다. 혼자 식단 짜서 체중 감량하고 시간 맞춰서 잘 뛰는 친구들 보면 무조건 인생 성공하겠다 싶다. 나는 망한 거 같다.

 

집사람이 헝거게임을 안 봤다길래 틀어놓고 맥주도 들고 간식도 챙겨서 앉는다. 기대된다! 내가 좋아하는 제니퍼 로렌스! 물을 떠 오란다. 냉큼 가져와서 앉자마자 알람을 맞춰야 하니 핸드폰 가져오란다. 갖다 줬더니 이내 영화는 귀로 들으면서 폰 삼매경이다. 그리고 딴 소리를 한다. 나중엔 걔 언제 죽었냔다.

 

 영화가 만들어져 우리 눈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수많은 정성들을 그렇게 쉽게 흘려보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감독, 배우, 그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든 노력들, 의상, 배경, 수많은 스태프들과 천문학적 비용을 무시하는 행위니 영화에 집중하자고 했다. 그녀는 오분 십분 쯤 놓치니 영화에 흥미가 없어졌다고 본격적으로 핸드폰만 하다가 방으로 먼저 들어간다. 다음부터는 극장 가서 영화를 봐야겠다.

 

강제성을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헬스장과 학원이 망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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