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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렐제작 3 (혼란한 머릿속)

beos 2020. 10. 7. 17:31

말이 바렐 제작 3이지 근황 잡담이다.

 

아래 링크는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내가 하는 거 같다고 보낸 링크. 

겸사겸사 네이버 블로그 하는 사람들 분위기를 봤는데, 폰으로 찍은 사진들과 그 날의 캡처들, 짧은 글을 섞어 정리하는 정도의 소화하기 쉬운 메모들이 주를 이루었고 보기 편하고 좋았다. 나는 사진기로 찍은 사진을 올리니 시간 걸림, 번잡하고, 글이 긴데 정리하지 않으니 말이 많다. 제대로 보는 사람은 없을 거 같은데 이것 또 티스토리 맛이 아닌가.


기자의 사설처럼 전문성을 갖고 하루를 되돌아볼 시선과 이를 설명할 필력을 갖고 싶다. 많이 읽고 보고 쓰는 것이 방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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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글 보니 현대카드? 스테이지에서 한 것 같은데..물론 영상은 볼 생각도 안했음 그냥 신기해서..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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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들은 다들 어디서 보고 비슷해지는걸까. 이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짜치게 그걸 그저 ‘인플루언서’라 하는 것 별로다.

 

 

 
다음 달

 요즘 해도 짧아지고 퇴근하면 어둡다. 작년 새벽 수영 다닐 때는 집에서 나올 때 어둡고 퇴근하면 어두워서 더 추웠다. 언제쯤에나 밝을 때 회사에서 나와 다음 라이프인 작업실, 취미와 문화를 향유하며 마이 월드의 집합체인 집으로 건너갈 수 있을지.

이제는 퇴근하면 집으로 얼른 가서 육아를 해야겠지. 아이가 태어나면 내 물건들은 뒤로 밀릴 테지. 온전히 누군가에게 나의 자리와 시간 에너지를 주는 시간들이 되겠다. 나도 또 그로 인해 성장하겠지. 사람이 이상해질지도 모른다.


 스트레스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만들어진지 얼마 안되었다는데, 이제는 힘든 모든 원인은 그것 때문이라고 탓들한다. 그러나 다들 탓할 대상이 필요한데 저 명사 하나에 쏟아붓는 건 괜찮은 거 같다.

지지난 달에는 디자인층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를 보내고 혼자 일하는 중이다. 2년 전만 해도 세 명이 일하던 일을 도면 잘하는 친구 하나 들여 콤펙트하게 둘이서 디테일을 높이고 온라인도 만드는 둥 일을 약간 벌렸었다. 일은 많아진 상태에서 이젠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스트레스 하나. 출산 임박 둘. 디스크 재발 셋에 작업실 일정이 꼬여서 은근 스트레스가 꽉 차있는 상태다. 결혼하면 오는 양가의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임팩트도 은근 한 몫한다. 다들 온화하셔서 문제는 없지만 그저 지금 상태는 내가 아주 작은 트리거에도 터지기 직전이 아닐까 한다. 심적 여유가 없음.

 

일이 꼬이면 순서를 정해 다른건 건드리지 않고 해결하는 편인데 이번 일들은 모두 사람들이 엉켜있으니 각자 상황을 나만의 우선순위로 진행할 수 없다. 또한, 내가 우유부단 한 점도 있다. 아직까지 한계까지 온 것은 아니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두 나와 잘 지내고 있으니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 피곤할 뿐. life goes on 이란 문장이 애석하다.

 

 

 최근 회사에선 수출했던 제품들을 다시 반송받는데 보내는 회사 분들이 면장을 발행 안 하고 그냥 우체국으로 보냈고, 그게 빠꾸로 오는 과정에서 세관에 잡혀있는 상황. 이런 경우 사유서가 확실하면 부가세는 내고 관세를 안 내는데 전혀 이런데 지식이 없는 사람들께서 일은 벌려두시고 해결은 나에게 해달라 한다.

 

회사 일이란 원래 그런 것 아니겠는가. 어찌어찌 찾아낸 국제우편 관세사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관세는 관세대로 나왔다고 한다. 그래 봐야 이것저것 해서 15만 원 나왔는데, 요즘 삼실은 다른 사람이 터뜨린 일들을 처리하는데 지친 상황이다. 마침내 다 해결하고 물건을 받으니 거기에 갑자기 그 비용은 많이 나온 거 아니냐 한다. 회사 일이란 원래 그런 거지.

 

 


브랜딩 일정

어제는 퇴근하고 기복스와 우리의 브랜드와 제작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지금 일이 너무 루즈해지고 된다던 건 자꾸 늦춰지고 있으니 마감을 정하고 빨리 진행하자는 의견. 마감을 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변수가 확실할 때가 시간싸움이라 이후로 시간을 예상할 수 있다 생각하는데, 이것 또한 나의 생각이다. 때문에, 정확한 일정을 정하고 다시 타이트하게 진행해보자.

 


바렐 제작

바렐 제작은 별 다른 이슈가 생기지 않는 한 설설 후반부로 오고 있다. 바렐 프레임을 짜면 된다. 얼추 부속들은 준비가 되었다. 여기서 필요한 건 평고무 바렐 둘레에 정확히 맞게 너비 20mm짜리를 구하는 것. 마찰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토요일에 산부인과 갔다가, 허리 치료받고 을지로 가서 기웃대 봐야 한다.

 

 

바렐 제작중 중간과정 (2020)

 

 

 

파워 스위치도 사야 하고 맞는 콘덴서도 계산해서 구매해야 하고 스핀수가 저 바렐을 돌리는데 계산이 맞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손으로 살살 돌려보니 아무래도 기어가 각 봉에 하나씩 달아서 4륜 차처럼 돌아가도록 만들어야겠다. 어디서 180만 원 주면 살 수 있었는데 그냥 돈 주고 할걸. 저러고 안되면 시간과 돈과 그간의 택시비도 다 날리는 거다! 성공하면 다행. 그러나 상처남은 영광만이 남겠지.

 

 

 

가랑 아래 틀을 메탈로 짤 예정

 

 

 

 

 

공방 옆 금속집 아저씨.

 

 

 

 한국 안경 유통시장 근황과 현실과 상상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픽션.

 

나도 그렇고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다. 오늘은 공장과 통화하는데 마지막 보루인 대구의 안경 도금 공장들도 띄엄띄엄 쉰다고 한다. 어려운 국내 안경시장의 판으로 접어든 지 오래다. 여기서 살아남는 오래된 유통 회사가 승리를 거머쥘 거라 다들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엔 안경 안 하던 마케팅이나 잡화 파는 회사가 시기가 풀림과 동시에 온라인과 가격, 마케팅과 품질로 치고 나와서 돈맛을 쟁취하리라 본다. 이게 과연 코로나가 문제인 거냐 안경판 자체의 문제인 거냐. 이 판에 상생은 없다.

펀딩 판에는 ‘안경 매니저’에서 도매가보다 싼 값에 제품을 풀고 또 솔찬히 팔린다. 와 이래도 되나? 프랜차이즈 안경원에서 이건 점주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이야기거든. 마치 bhc 본사에서 닭고기 납품 재료값보다 싸게 온라인으로 지점에서 튀긴 치킨과 똑같은 제품을 파는 행태다. 아마 재고 싹 걷어서 하거나 기획적으로 공장에 수량 맞춰서 만들어 달라고 플레이겠지만 너무 이름 까고하는거 아닌가. 하긴 소비자가 안경 매니져 자체를 무슨 브랜드로 인식이나 하겠냐.

 



최근엔 한국에서 자리 잡은 몇몇 안경 브랜드들이 서브 브랜드를 내는 추세다. 아래 열거하는 세 브랜드는 타 유통회사나 브랜드들에 비해 어려운 시기에도 담대하게 헤쳐 나가는 중이라 생각된다. 가격대가 애매한 중간 가격대 프레임은 요즘 살아남기 힘들지도 모른다. 고가 아니면 저가를 찾는 시대! 낭낭하게 헤쳐나가는 애쉬크로프트, 언커먼 아이웨어, 프레임 몬타나 가격을 낮춰서 세컨 브랜드를 내거나 고급 브랜드를 냈다.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파이 잘라먹기가 아닌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왔으면 하는 바람.

애쉬에서 같은 공장에서 같은 디자인을 생산, 브랜드 명만 다르게 찍은 거 같은데 가격이 다르다는 건 이제는 애쉬가 브랜드 이름이 붙었구나 란 생각이 든다. (같은 공장, 같은 디자인은 내 생각이고 아마 틀릴 것이다. 한 공장에서 그 아래 퀄리티나 그 위 퀄리티의 제품을 생산하기 어렵다.) 한 땐 원플원 하면 사야 하는 애쉬였는데 타겟팅을 한 것인지 자연스레 된 건지 안경 입문자들에게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학생이었던 입문자들이 성장하면서 직장인이 되고 입맛이 달라지는 수순을 따라 제품을 출시해준다. 시기적인 면도 있다. 과거 두꺼운 뿔테에서 50 몇 사이즈의 동그란 철테, 이제는 하금으로 이어가며 셀링 타이밍을 잘 맞췄음에 박수를 친다. 모델에 사람 이름이랑 의미를 부여하는 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식상하긴 하다. 안경 쓴 거북이 블로거와의 친목도 영향이 있겠다. 음청 난 콜렉터이자 안경 빠돌이들의 아이돌이니까. 참고로 애쉬는 온라인에서 안경 검색 순위 상위 클라스다. 


프레임 몬타나는 디자인 좋고 품질 양호하지만 그 정도면 노브랜든데 내 생각에 비싼 느낌이 든다. 그래도 국내에서 클리어 뿔테 시장을 강하게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소비자들도 얼굴에 맞는 거 쓰지 개인적으로 하바가 좁은 안경을 억지로 데워서 벌려 쓰는 게 멋지진 않아 보인다만 나도 그렇게 써왔다. 이건 원래 복각을 기초로 한 고유의 디자인을 유지하느냐, 소비자에 맞춰 개량하느냐 하는 디렉터와 디자이너의 고집이겠지만 이것도 그들의 방향이겠다. 작은 안구가 예쁘다고 계속 설파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반갑다. 지긋지긋한 동글이도, 사람들이 아넬에 대해 크라운 판토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안경에도 빈티지 스타일이 있다는 설파를 했다. 안경 뉴비들도 돌잡이를 하듯 저 위에 나열된 44 사이즈의 프레임들을 집게 만들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감사하다.

보기 좋지 않은 장면들도 있다. 가끔 타 브랜드에서 크라운 판토 쉐입의 아세테이트 프레임이 나오면 다 본인 카피라고 신랄하게 비판하시던데, 복각은 카피인지 오마주인지. 그리고 그런 디자인을 낸 다른 브랜드들의 디자이너들은 과연 그 시대의 프레임들을 모르고 했을까. 본인 브랜드만 최고요 타브랜드는 아무 생각 없이 한다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내로남불.

여하튼 대표의 말이 너무 중요한 시기이기도. 금방 잊는 소비자들을 보면 아닌 거 같기도 하다. 한참 전에 종이안경도 유럽 브랜드를 카피했으면서 먼저 만들었다고 크게 말하고 다니던데, 부끄러움은 아는 사람들의 몫이다. 또, 추종자들은 그의 말 그대로 퍼 나르는 현상. 인플루언서는 인플루언서구나 실감하게 되고 이것이 이 시대의 현 모습임을 인정해야한다.

 처음 고급, 빈티지, 창업 스토리로 하던 말과는 상반되게 세컨드 브랜드는 중국산 제품을 만든다고 들은 거 같다. 그건 그냥 장사를 하겠다는 거지만 사실 맞다. 안경 진짜 좋아해서 시도했고 실력도 있고 천운이 따라줬고, 덕분에 데이터가 나왔다. 이젠 정조준하고 돈 벌어야 하는 시기임엔 틀림없다. 그리고 원래 세상에 돈 버는데 정답이란 없어서, 돈에 대한 일반인들과 다른 감과 사고방식을 가진 대표들의 말이 바뀌는 건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다. 여기 빵이랑 발란스는 이쁘니 철테를 만들든, 콤비를 만들든 잘하겠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잘 팔겠지? 이론적으론 정말 맞는 말인데 그래서 프레임 몬타나의 다음 브랜드가 정말 잘 되지는 미지수다. 분명히 현재 하는 브랜드와의 디자인적 격차, 타깃, 판매 방식에 차이가 있어야하는데, 별 차이 없이 같은 디자인을 일본과 중국에서 생산하는 정도로 나눈다면 둘 다 망하는 상황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인플루언서 사장님은 다시 인플루언서 플레이를 하면서 신발이나 옷으로 넘어가시겠지. 그가 이뤄놓은 안경에는 부유물처럼 남은 직원들만 남을지도..

 클래식과 빈티지가 순간적으로 답이었을 수는 있다. 그 다음을 생각하면서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유통, 판매, 사업 방식을 바꿔야 아이웨어판이 살것이다. 말만 많지 나도 사실 나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 무지한 사람일 뿐이고,흉보고 칭찬하겠다고 열거한 브랜드들의 배짱에 항상 박수를 칠 뿐이다.

언커먼과 언커먼 키즈와 미완경. 딱히 논란이 안 되는 브랜드라 할 말이 없다. 착한 가격에 착한 이미지. 착한 사장님들과 직원들..  미완경 전시 가서 써봤는데 두께감에 비해 컬러도 좋고 가볍고 편해서 놀랐다. 안구가 매니악한데.. 란 불안감을 주긴 했는데 어차피 인디, 마이너를 지향하기 때문에 내가 할 말이 아니다. 팔리게 만들면 미완경이 아니겠지. 제일 강력해 보이던 디자인으로 철테, 데스리테를 하나씩 구매하고 싶다. 소장하고싶 은 브랜드는 나에게 요즘 미완경이 해외 브랜드들 제치고 우선이다. 안경으로 본다기 보다 약간 살만한 금액대의 작품 느낌. 젤 안팔려서 나만 갖고있는 그런 쉐잎으로...

 

 

 신윤복 근황

작업실 사람들 이야기로 돌아가면, 기복이도 대학에서 조교였다가 석사 후 2년째 교수로 일하고 있었는데, 내년엔 아마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결국 작업만으로 진검승부를 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고 생각. 작품의 퀄리티와 소비자와의 만남을 더 가져야 한다 말한다. 우리의 브랜드도 이제는 빨리 치고 나가야 한다는 것도 그에겐 더 절박해진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어릴적 나와 폴리곤과의 조우

 

 

 

폴리곤으로 명사들의 두상을 저렇게 크게 부분적으로 제작해도 멋질 거 같다. 기복이가 잘하는 것이다. 나와 그의 아이덴티티는 저렇게 어릴 적부터 연결이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그는 요즘은 폴리곤 작업은 지쳤고 라인 작업이 좋단다. 라인 작업은 대기업에서 콜이 들어와 촬영을 해야 한다고 한다. 좋은 소식이다. 퇴근 후 촬영을 도와주기로 했는데 운 좋게 윤누나를 낮에 작업실에서 만나서 같이 촬영을 했단다. 내일은 작품 설명하는 텍스트를 같이 앉아서 좀 고민해보기로 했다.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시기에 작품의 터닝포인트.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나는 그냥 기복이 친구 성립 씨 라인 드로잉을 메탈로 만들어주면서 버스 한번 타자고 했지만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한다. 태현이나 기복이나 굶어 죽어도 곤조가 있다! 태현이는 (@inratiolab) 을 만들어서 개고생 중이다. 모든 디자이너와 디렉터들의 꿈 아닌가 투자받은
자체 브랜드! 그림이 좋다. 뭔가 이뤄낸 듯한 느낌?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내가 유통으로 빼~ 물건값은 건져야지!라고 설득하지만 굶어도 소비자 직판으로 가겠단다. 제품이랑 아이덴티티, 의도, 이미지는 진짜 좋은데 홍보가 안됐다. 일반적인 홍보방법을 우리들이 너무 싫어하기 때문이다. 김칠두 아저씨한테 안경 씌우고 8자니 무한이니 말도 안 되는 글을 한글 유로 폰트 몰래 쓰면서 광고비 쓰고 싶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그럼 어떻게 홍보해? 제작자 디자이너 디렉터 메이커들의 문제다. 물건 좋고 예쁘면 다 팔릴 줄 알고 그거에 집중한다. 언젠가 말했지만 워즈니악은 잡스 덕분에 맥을 팔 수 있었다.

 

기복스 작가 설명을 정리해줬다.


브랜드 workers의 대표 작가인 박기복의 메탈 작업은 2차원의 3차원화, 혹은 1차원의 2차원화를 추구한다.

면들을 입체화 시키는 폴리곤 메탈 작업, 점들을 선으로 만드는 메탈 라인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번 까사미아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그의 라인 작업은 그의 트럼페터 여동생의 영향을 받아 음악적 요소를 남겼다. 재즈의 파장과 같이 불규칙 하지만 리드미컬한 메탈 라인을 따라가다 보면 완성되어있는 하나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잽싸게 만들어 준 작가소개 이미지

 

 

 

라인 작업과 빠우들
기복의 라인작업

 

 

 

 

 

사진을 도와준 윤누나

 

 

 디자이너가 뭐하는 사람인가, 모호한 포지션 (회사)

안경 디자인에 온전히 신경을 못 쓴 지 너무 오래되었다. 대표님은 내게 디자이너가 아니라 경영자라는 마인드를 갖고 일하라고 전부터 강조해왔다. 주인의식. 영어로 하면 오너 마인드? 직원에게 사장처럼 생각하라는 것.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 마인드로 일한다 착각했으나 요즘 들어 생각이 드는 건, 경영자와 얼마나 생각의 싱크로율이 높은가에 따라 그 마인드는 결정된다.

띠동갑이 몇 곱절이 지난 젊은 직원과 나이 드신 대표팀 간의 이격은 좁힐 수 없으나 생존에 대한 DNA 교집합과 의리로 끈끈하게 함께 가고 있다. (만 그것도 조만간 끊어질 거 같다) 그 외로 시대를 보는 시선, 전략, 유통방법, 디자인,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 맞는 게 없으나 인간사 사회생활이라는 게 그렇듯, 상하의 관계에서 아랫사람이 고개도 숙이고 더 강한 사람이 일부러 져주면서 그럭저럭 헤쳐가는 게 도의 이자 사람 사는 모습이다.

 

회사에서도 '안경 디자이너'가 돼서 뻔질나게 해외 브랜드를 서치 하며 손으로도 그려보고 도면을 치던 건 내가 회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모르던 일 이 년간 이야기. 지금은 안경 뻔한 디테일들도 다 어디서 봤던 거 같고 내가 그려도 다 어디 있던 거 같은, 그리고 그걸 그려볼 시간도 없을 때가 태반이다.

디자인과는 조금 관련 있던 주문 수량과 재고 파악과 자사 제품의 판매 추이를 건너 전혀 관련 없는 수입 관세니 면장을 만들기 위해 페이퍼 작업을 해야 하고, 물건을 오더 하기 위해 회사에 돈이 돌고 있는지 눈치를 살펴야 하며 지금 주문해야 저 시즌에 제품이 들어온다는 지루한 설명을 몇 번씩 해야 한다. 아니면 의미 없는 주문을 막기 위해 중간에서 오리가 발을 굴리듯 나도 돌아가다 보면 한두 시즌쯤은 쉽게 흘러간다. 마케팅을 어째야 하고 코패드 하나 개발해서 공장에 발주하면서 초도 수량이라도 줄이는 동안 시간은 지나가 있고, 막상 나오면 기성품들과 썩 다르지도, 어필하기도 애매하며 힘 빠지는 날들의 연속이다.

 

 일이 안될걸 뻔히 알지만 케이스를 만드네 마네, 광고를 할 테니 지면 광고 디자인을 하겠다며 여러 관계사들을 들쑤시지만 결국 대표의 관심이 다른 데로 흘러가면 한두 달간 먼지 나게 돌아가던 것들도 다시 아무 일도 아니었다는 듯 제자리로 가라앉는다. 이러한 것들에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저 이런 비효율도 그냥 일의 일부고, 월급의 일부려니 한다는 것. 신입 때는 그런 비효율을 참지 못하고 불합리에 목소리를 내봤지만, 버티고 버텨 몇 년 지나 보면 냄비 속의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다. 그리고 관계사들을 들볶은 대가는 중간에서 일하던 내가 맡게 된다. 그런 시간들이 계속되며 과연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멍하니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제 디자이너가 아닌가?

 

 

 

 

 

망해가는 내 자리. 안경 작업을 하고싶다

 

 

 모호한 포지션 (작업실)

그래, 회사는 회사. 나는 나의 안경 행복을 찾겠다며 작업실을 차려 안경을 더 많이 그리고 만들어 보겠다는 의기양양한 생각은 막상 성수동 뚝섬역 근방의 상가를 월세 계약 이후 잡다한 관리비 계산, 에어컨 고장과 수리, 부속들 수급, 테이블 제작, 전기배선 공사, 청소, 태풍, 월세 관리, 자리 배치, 사람 간의 관계 등등 이런 일들에 에너지와 시간을 쓰니 막상 앉아서 안경을 만들 메모리가 떨어진다. 그래 관리자와 디자이너는 별개로구나.

 

인스타그램으로 수제 제작이 되느냐, 수강도 하시느냐는 문의들이 오지만 받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서 손님을 받다 보면 결국 그것이 또 '일'이 되어 브랜딩과 제품을 하나씩 탄생시키는 즐거움보다는 결국 또 일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종이 한 장에 찍힐 폰트와 자간까지 맞춰야 하는 시기기 때문에 사사로운 이익은 뒤로해 왔다.

 

결론 없다. 요즘 머릿속은 지금 글처럼 두서도 없고 산발적이다. 정리가 휠요함

 

 

바렐연마기(일명 가랑) 제작과정

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바렐연마기(일명 가랑)를 틈틈이 제작했는데 만들고 싶을 때 조금씩 만들면서 시행착오까지 거치니까 시간은 걸렸지만 나름대로 만족한다. 완성된 연마기에 소재를 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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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렐 만들 부속들은 준비가 되었다. 틀을 그리고 제작해야지. 좋은 정보 찾아서 링크 붙여둔다. 김상섭 제작소라는데 전자랑 기계 동작부는 누가 만들어주셨나 보다. 나도 만들어줬으면...


인테리어와의 연계

유치원 동창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은설이는 요즘 조금씩 올라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디아티크 홈스타일링을 운영하고있다. 우리 인테리어 소품도 만든다니 한번 짜맞춰 보잔다. 오영민 제작소를 참고하란다.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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