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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본문
코로나에 걸렸다.
당최 어디서 걸렸는지 알 수가 없다. 회사 집 밖에 안 다녔는데 감기 걸렸다가 갑자기 목이 확 아파진 것! 아무튼 덕분에 주말에 아이들도 처가댁으로 가 있고 혼자 있는 금토일을 보냄에 미소가 지어진다. 원래는 월요일까지 격린데 업무 일정상 갈 수밖에 없겠다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이런 기회가 또 어디 있나 싶어서 안 가려고 한다. 대신 집에서 끝내주게 해 보자.
이렇게 바이러스에 걸려야만 쉴 수 있다는 것이 서글프긴 하지만 이 순간을 즐겨야겠다.
한참 동안 여러 일들과 인테리어의 여러 변수와 인간적인 갈등, 자금난, 육아로 인해 체력은 충전되지 못하고 마음까지 갉히고 있었다. 그만큼 23년 6, 7 월은 나에겐 참 힘든 시기였다. 회사는 풀 액셀을 밟아가며 나아가고 있고 쓸데없는 책임감이랄까 사명감이랄까 그 언저리의 무언가가 내 마음에 있었는데, 내가 아니면 다음 단계로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연신 야근에 밤새기 일쑤지만 매주 돌아오는 미팅의 결과는 허망한 것이었다. 물론 예전만큼 허탈하진 않다. 이 과정에서 분명 나에게 쌓이는 것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디자인적 감각을 떠나 그냥 내 삶의 태도가 쌓인달까. 보통의 사람들은 이해하지 않고 비웃겠지만.
여하튼 이런 얘긴 집어치우고 5년 뒤엔 뭘 하고 있을까 생각해 보니 잘 그려지지 않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세계여행을 하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어렴풋이 그려지긴 한다. 그 느낌을 아이들이 평생 가지고 살겠지.
몇 년 뒤를 생각하니 지금 자금난이니 인테리어니 하는 것들이 사실 크게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그땐 아마 다 지나간 걱정거리려니. 항상 다음 스텝에 뭘 할지 고민하면서 뺐던 요소 중 하나는 '돈'이다. 돈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아이웨어 디자인도, 작업실도, 결혼과 아기를 갖는 건 무엇 하나 선택할 수가 없지만 나는 감정적으로 선택해서 이성적으로 잘 헤쳐나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돈도 벌고 있으니 나름 괜찮다.
좋다. 다시 이 지점으로 돌아가 뭘 하며 살지 생각해 보자. 최소한의 돈만 가지고 살아가며 반년을 보내보자. 건강하고 심플하며 책 읽고 아무 소리나 끄적이는 워홀 같은 삶을 다시 보내보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던 때는 과연 언제였을까.

이 동네와서 가장 평화롭고 조용했던 시간이 바로 이때가 아닌가 싶다. 혼자 책에 집중하던 도서관. 이 기분을 하루에 한시간씩 느껴야겠다. 스트레스와 근심이 사라지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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