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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beos 2021. 10. 19. 00:03

 

 

지난준가 늦게 미팅 끝나고 디자인 팀이랑 한잔 했는데 다들 스우파랑 쇼미를 즐겨보고 있던 거 같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시간 맞춰 보는건 아니지만 스우파랑 쇼미를 종종 챙겨보면서 자꾸 세상사랄까 디자인업이랄까, 그런 것들과 비교해가며 재밌게 보는 중이다. 먼 소리냐면 스우파가 왜 재미있는지, 쇼미에 어떤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주변에 같이 보는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면서 왜 그런지 생각해본다는 뜻. 뭐 그냥 즐겨보면 되지 꼭 그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나 내가 좀 너무 갔다고 했었는데, 그게 그냥 재미있다. 왜 만화 나루토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깨닫는 어른도 있지 않은가? 여하튼 답을 내서 내가 하는 일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예정.

나는 스우파에서 피넛이랑 립제이 배틀 붙은 모습을 보고 완전히 빠져버렸다. 이런 프로는 방송 안무나 걸스 힙합을 통해 결국 댄스학원이나 노나겠구만 생각했는데 알지도 못했고 예상치 못했던 장르의 춤이 나와서 받은 충격이었다. 혹 내가 조심해야 하고 또 좋아하는 타입의 '테크닉'적인 모습에서 빠진듯하기기도 하다. 그 구조적이고 테크닉적이란 건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처럼 웰메이드로 정교하고 장인의 느낌을 주는 것. 그것은 지금 세상에서 팔리는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긴 어렵다. 왜냐면 지금 세상은 모두 잘 만들고 잘하기 때문이다. 다들 이미 질적으로는 엄청난 상향 평준화라 변화와 차이에서 주는 새로운 기분을 주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대이다. 나도 안경 지겹게 사보고 들여다보고 뜯어보고 써봤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일본산이든 중국산이든 어떤 기준 이상으로는 다 잘 만든다. 그 위의 단계는 어차피 '쟁이'나 '장이' 들만 알아보는 판이라 돈이 되지는 않는다.

스우파로 돌아오면 다른 사람들은 훅이나 여타 걸스힙합 댄서들 팀에게 더 끌린다고 했고 나는 볼수록 라치카나 YGX에게 손을 들어주고 있다(원래는 프라우드몬). 왜냐면 아싸리 방송을 위해 팔리는 느낌으로 갈 거라면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상업적이고 깔끔한 느낌을 주는 게 맞다고 생각되었고, 다른 분들은 그저 누군가에게 끌리는 감정으로 다가갔을 때 아이키에게 강하게 느낌이 온다고 말을 했다. 저게 맞는 거 같은데 자꾸 끌리는 거. 그게 바로 매력 이리라.

쇼미도 살짝 모자라지만 왠지 다른 애들. 완전히 다른애들 사이에서 선택당한다. 정갈하고 좋은 건 또 보면 다 좋다고 느낀다. 잘하는데 살짝 신선하면 안전하고 불안정하지만 '오!' 느낌을 주는 건 기대감을 불어넣어 줘 그대로도 좋다. 아님 그냥 엄청 잘해도 괜찮다. 원슈타인과 릴보이를 보면 알겠지. 릴보이는 아주 잘하지만 끌린다는 느낌은 많이 다르다. 머쉬베놈이나 염따처럼 호불호가 갈리면? 혹은 스윙스의 디스전 참전과 같은 것들은 이슈가 되어 방송을 더 뜨겁게 달군다. 난 그때 개코랑 이센스는 알았어도 스윙스니 어글리덕은 모 들어보지 않았다. 이제 그는 부자가 되었다. 이후로도 여섯 시 내 고향이나 EBS를 제외하고는 방송들은 말도 안 되는 캐릭터들 혹은 유명인들을 섭외해 논란거리를 만들겠지만 이는 그냥 세상이 돈을 버는 구조니 그저 우린 즐기면서 '또 저러네'라 즐겁게 구경하면 된다. 정치판도 그냥 매한가지. 돈이 되니까 저러는 거다. 프레 x몬 xx가 의도적인지 몬타나 최 형님의 쇼맨쉽인지 알 수 없으나 일정 부분은 그런 논란으로 커 간 브랜드라는 건 자명하다. 쇼미에서 수준 미달의 고등학생을 붙이면서 만드는 논란 이슈라던가, 장문복 같은 타깃에게 하듯 누군가 매장시키면서 웃음거리 혹은 논란거리로 만들며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고등학교 일진놀이 같기도 하지만, 이슈란 자고로 좋든 나쁘든 뭔지도 모르는 브랜드로 남는 것보다는 나은 것이라고 세상은 외치고 있다. 마치 강용석이 자극적인 행보로 관심을 끌던 것과 다르지 않다. 그냥 세상의 메커니즘이니 옳네 나쁘네를 따지는 선비가 되기보다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내 몸가짐을 정갈하게 하고 관찰하면서 이기는 편이 내편이란 생각으로 살아가는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

 

우리는 항상 다르다는 것과 틀린 것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며 새로움을 줘야 한다. 디자인이던 방송이건 작가던 음악이던 제품이건 시를 쓰건 요리를 만들거나 인테리어를 하거나 혹은 육아를 하거나 연애를 할 때도. 이 두 방송을 통해 위에 언급된 것들을 인생에 접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걸 내 인생에 어떻게 대입시킬건데? 아마 현재 865불 까지 올라간 테슬라 주식을 사는게 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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