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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s

예전에 인도네시아에 놀러 가서 그릇 편집샵을 갔었는데, 그릇보다 가장 먼저 우리를 매료시킨 건 샵의 향기였다. 전부터 나의 사적인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채우기 위해 관심 있던 것이 빛과 소리 그리고 향이기 때문에 언젠간 꼭 다루겠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거다 싶었다. 그리고 그 동네가 항상 시원하게 환기되는 공간에 향을 잘 피웠기 때문에 냄새에 대한 나의 관심도가 많이 올라갔던 시기였다. 전부터 생각하던 이것을 최근 디퓨저나 캔들 아니면 비누 냄새로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냄새라는게 사람들 개인의 취향을 강하게 타기 때문에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 나만 아는 향을 하나 시그니처로 갖자는 생각이 있었다. 보통 발 빠른 사업가들은 향 관련 산업으로 진입해서 보편적인 냄새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최근, 일하는 컴퓨터에 하드를 하나 더 달아 내 사진들과 안경 도면들, 음악들과 글들을 모두 넣어서 정리 중이다. 쌀쌀해지는게 연말 느낌이 나서 그런갑다. 폴더 정리하다가 나온 사진인데, 저 사진은 젊은 패기로 중고차에서 한 달 반 동안 숙박하며 호주를 횡단하던 시절이다. 저 이미지 만으로 물은 어디서 떠왔는지, 뭘 먹었는지, 무슨 심적 고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난다. 당시 같이 다니던 친구들은 여유 자금이 떨어졌다며 빨리 일을 하자고 했고, 나는 거지여도 좋고, 일도 구하려 하면 금방이니 이 풍경과 여정을 즐기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 저 사진을 찍은 다음 날인가 한국에 있던 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았었고, 이틑날 다른 친구가 이 친구가 차에서 연탄불을 피워 스스로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왔다. 고등학교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