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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by BEOS 2024. 8. 28.

모험은 개인과 사회의 역사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그렇지만 모험담은 말 잘 듣는 모범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모험심이 강한 사람은 고상함이나 자상함과는 거리가 멀고 정해진 법을 따르지도 않을뿐더러, 그들에게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삶의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모험은 용기와는 다르다. 기질이 많은 양 함유되어있다.

모험가의  특징은 성격과 분리될 수 없다. 모험이라는 개념 자체가 담고 있는 태생적 삐딱함,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들의 짓궂음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모험이라는 것은 이미 정해진 길과 양립할 수 없으며, 모험가는 분질적으로 자유로운 개인주의자라서 반사회적이지는 않더라도 비사회적이다. 그렇기에 본질적으로 모험심이 결여된 성직자나 공무원 일반인의 삶을 강요당할 때마다 타고난 판단력을 가진 젊은이들은 반항을 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본질적으로 사회화된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모험가를 꿈꾼다. 이 단순한 사실을 통해서 우리는 모험과 질서, 모험가와 사회라는 대립 관계가 인간의 외적 대립이 아니라 우리 안의 내적 대립임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모험가가 있으며, 그 모험가는 우리의 마음을 얻고자 우리에게 강요된 사회적 인간과 경쟁한다. 그러나 하나는 우리가 간절히 바라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에게 강요된 것이기 때문에 이 두 종류의 삶은 양립할 수 없다.

모험적인 삶은 우리가 만나는 최초의 선택이다. 걸음마를 뗀 아기는 훌륭한 모험가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의지가 있는 만큼 힘이 있다면 해내지 못할 위업과 범죄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타고난 모험가이며, 모험을 향한 사랑은 우리가 완전히 늙어서 소심한 노인이 될 때까지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 노인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법을 제정하기 때문에, 법과 시인은 상극일 수밖에 없다.

 

모험가는 개인주의자이자 이기주의자이며 의무를 따르지 않는 일탈자다. 그의 길은 고독하고, 그 길에는 동행인을 둘 여지가 없다. 모험가는 그저 자신을 위해 행동할 뿐이다. 그들을 움직이는 동기는 허영심이라는 탐욕의 형태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동기를 과소평가하면 안된다. 탐욕은 성적 욕구만큼이나 어리석은 공격심으로 가득 차 있으나, 태생이 모험적이며 만족을 모르는 정복자인 유럽인들은 그것을 다른 인종들과 구별되는 그들의 우월함을 뒷받침하는 소중한 미덕이라 여겼다. 

모든 시작에는 모험이 있다. 국가, 제도, 문명의 시작도 마찬가지다. 인류의 진보는 그 불가사의한 방향이 무엇이든 간에 단순한 추진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모험에도 사회학적 역할이 있다. 모험 자체는 비사회적이지만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부수적인 역할을 한다.

최초의 모험가는 성가신 사람이었다. 그는 한밤중에 들리는 소리가 무엇인이 알아보기 위해 부족 밖으로 나가면서 빗장을 열어 공동체를 위험에 노출시켰다. 그 모험가는 그런 행동을 했을 때 그의 가족들과 공동체의 거센 반대를 무릅썼을 것이다. 그러나 매머드가 죽어있는 곳을 알아내어 부족이 천 년 동안 무기로 사용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상아를 발견한 이도 바로 그 모험가였다. 이것이 바로 사회의 공로자이자 동시에 암적인 존재인 모험가의 궁극적인 모습이다.

모험가는 이러한 사회적 역할을 바탕으로 우리의 공감을 끌어내며 고귀하고 고독한 원정을 떠날 것이다. 불리한 입장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안적 자아인 그들에게는 이런 지지가 필요하다. 모험은 젊음만큼이나 비극적이며, 그 경로는 직선이 아닌 포물선을 그리는데, 특정 지점에 도달하면 다시 새장으로 이끈다. 따라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험가는 겁 많은 평범한 백만장자로 생을 마감한다.

모험이 궁극적으로 비극인 이유는 추잡하면서도 거룩한 모험가의 동기라는 본질 뒤에 숨어있는 심리적 요인 때문이다. 금,권력, 허세, 호기심을 향한 욕심, 심지어는 인생 최고의 순간에도 생겨나는 삶 자체에 대한 욕심은 이중적이어서, 이것들을 유지하고자 하면서도 붙잡고 싶은 충동을 담을 수 있다. 

모험. 나는 단지 '흥미로운 것' 때로는 아주 약간 흥미로운 무언가를 어쩔 수 없이 모험으로 포장해야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안일함에 대해서는 이미 포기했다.  모험가가 귀하지 않던 시기도 있었는데 모든 게 발견된 것 같던 시대에 그러했다. 하지만 공간적인 모험이 아니라 지적 모험, 인간에 대한 탐구와 문화라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있다. 강자가 이미 만들어 둔 길. 그런 콘텐츠, 그런 브랜드, 느낌, 제품 모든 것을 벗어나 인문학적 사고 끝에 가게 되는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가는 모험가가 되어야 한다. 나는 그런 기질을 타고났는가? 50% 정도는 그렇다고 본다. 나이가 들 수록 백만장자의 돈이 그리워지긴 하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 

스테이지 1단계인 개념을 바꾸는 싹을 보여줬다면 2단계, 왕좌에 있는 사람들을 놀래켜주며 주변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한다. 마지막 3단계 내 카테고리에서 왕이 된다. 비단 브랜드 공식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생활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