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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특강

beos 2023. 2. 5. 00:47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매주 목요일 1시간씩 목요특강이라고 명사들이 강연을 하는 1학점짜리 과목이 있었다. 아마 세바시나 테드 같은 국민대 버전이었으리라?

서당개라 불리우는 나를 포함한 세 친구는 항상 꿈이 있었다. 저기에 동문 명사로 언젠가 강의를 하러 나가겠노라고. 우리들은 모두 전자 통신 반도체 임베디드 이런 걸 전공했지만 전공엔 딱히 관심이 없던 친구들이었다.

그 와중에 한 친구는 머리가 비상하고 워낙 탁월해 공부를 잘했고 군대 다녀와서는 계속 과 1등 언저리를 했다. 재수강때문에 올 a+가 안나와 안타까워했지. 지금은 여러가지 일들을 전전긍긍하다가 마인드가 완전히 바뀌어 tea와 공간을 융합한 가게를 하고 있었는고, 완전히 큰 사이즈의 비즈니소로 키우기 위한 준비 중이며 그에 걸맞은 명상, 미래를 상상하며 강하게 나아가고 있다.

다른 찬구눈 패션 키즈였고 항상 공부는 관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포부를 가지고 있는 친구였는데 졸업하자마자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해 중국까지 날아가 투자받아 사업을 하던 친구다. 지금은 넉넉한 연봉을 받으며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미국인과 결혼 준비중, 미국으로 넘어가 살 계획이란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성적, 공부, 학원 이런것이 우리의 미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말도 안 되는 포부와 미래의 그림을 선명하게 그리는 자가 그 모습에 가까워진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항상 디자이너 비슷한게 되고 싶었는데 안경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안경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공짜로 안경을 깎던 31살의 월 30만 원짜리 옥탑에서 시작해 6년만에 집사고 결혼하고 두 자녀를 가졌다. 캐어링을 제외한 단일 아이웨어브랸드로 최고 회사인 여기까지 왔다. 사실 현재 이 회사 내에서의 입지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올해 안에 대체 불가능한 인물이 되어 언제 나가더라도 압도적으로 높은 돈을 부를 정도의 위치로 가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아님 쿨하게 다음 스텝으로 도전하자. 망해봐야 좀 돈 때문에 하는 일을 더 하는 수 밖에 없겠지만 댓가라 생각하고 살아야겠지.

여하튼 제목이 목요특강인 이유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다. 지금이 중요하다.

요즘 디자인 컬렉션이 어느정도 정리되어 가는 분위기에서 많은 상황이 나에게 무례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요즘 나의 에너지는 바닥을 쳤다) 양보하고 배려를 하면 당연하다 느끼는 사람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말이 아니라 쪼들리기보다는 압도적이고 강한 결과물로 침묵을 하더라도 다들 참고할 수밖에 없는 디자인을 내고 싶었다. 그런 게 아니면 내가 첨언을 얹을 필요도 없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직 안나온게 내 문제고 '압도적' 이란 말을 뱉지만 그런걸 낸 적이 없는 내 문제다.

그리하여 지금부터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다른 돌파구로 책을 훨씬 더 읽자. 사적 잡담이나 상황, 말, 생각을 딜리버리하지않는다. 내가 깎인다. 더 외로워 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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