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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인연
beos
2026. 8. 20. 17:16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인연에도 때가 있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연락처를 정리했다.
SNS는 3년 동안 교류가 없으면 지웠다. (인스타 계정 자체를 지우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는 없었다) 집을 꾸며야 했을 때는 인테리어 업체, 빈티지 가구 회사, 브랜드, 공사 관계자를 팔로우하고 연락처를 저장해두었는데 이제 모두 지웠다. 빈티지 안경 계정도 지웠고, 입지 않는 옷은 모아서 종이백에 넣었다. 관계 디톡스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하고 나서 보니 사람을 끊어낸 것보다 그 시절의 관심을 하나씩 보내준 느낌에 가까웠다.
그때는 그것들이 내 취향이고 나라고 생각했다. 지금 보면 그 시절에 나를 지나간 관심이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고 따라간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때는 분명 필요했고, 그 관심이 집을 만들었다. 지금의 내 자아를 형성했다. 내 직업을 만들었다. 지운다고 그 시절이 틀린 것은 아니다.
정리하고 나니 조금 가볍다. 더 비우고싶다. 다음에 무엇이 올지는 아직 모른다. 다음 인연과 관심을 위해 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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