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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에 대해

in (think) out 2025. 4. 28. 00:23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우리 몸은 주변 환경과 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예를 들면 평소 생명체의 체온은 주변 온도보다 높게 유지된다. 생명체가 죽으면 이런 차이가 사라지고 결국 주변 온도와 같아진다. 모든 생물은 이처럼 끊임없이 에너지를 써서 환경과의 차이를 유지한다. 건조한 지역의 동물이나 식물은 체내 수분을 지키기 위해 물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애쓴다. 추운 지역의 동물들은 두꺼운 가죽과 털, 몸에는 최소한의 면적만 노출되어 열을 아낀다. 만약 이 노력을 멈추면, 결국 외부 환경과 같아지며 더 이상 독립적인 존재로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 그것이 곧 죽음이다. 그리고 죽음을 피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개성 혹은 나 자신이다.

위 내용은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에 나오는 글인데, 죽음을 피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와 인간 자체에서도 드러난다. '자기 자신이 돼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자신의 고유함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드는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거다. 세상은 우주는 언제나 우리를 평범하게 만들려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를 밀고 당겨서 남들이 가고 평범한 길을 택하게 만든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끊임없이 에너지를 들여야 하는 고된 일이다. 고로 오롯이 나 자신으로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상은 앞으로도 나를, 우리를, 가족을, 회사를, 브랜드를, 내가 몸담고 있는 이 프로젝트를 더 평범하게 만들기 위해 작용할 것이다. 우리를 주변 환경과 같은 상태로 만들려 할 것이다.

 나는 개별성을 잃지 않기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쓸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우리 몸은 주변 환경과 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죽음이란 곧 평범하다는 뜻이다.